[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잘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이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이다. 특히 냉엄한 승부의 세계에서 오래토록 능력을 인정받으며 유니폼을 입는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기에 조동화(34)의 1000경기 출장은 의미가 크다.
SK는 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3차전 경기에서 13-7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SK는 시즌전적 3승 3패로 5할 승률을, 시즌 첫 연승과 함께 첫 위닝시리즈를 가져왔다.
이날 올시즌 SK의 여러가지 뜻깊은 기록들이 나온 가운데, 또 하나의 의미가 더해졌다. 조동화가 1000번째로 나선 경기였다. 조동화는 5일 중견수 및 2번타자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면서 1000경기 출장 기록을 달성했다. 역대 114번째 기록이다.
2000년 SK에 신고선수(현 육성선수)로 입단한 조동화는 올시즌 치른 여섯 경기를 포함해 1000경기동안 통산 타율 2할5푼 642안타, 203타점 390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화려한 출발도, 대단한 스포트라이트가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빠른 발에 견실한 수비력과 작전 수행 능력을 갖춘 조동화는 팀의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SK의 조력자 역할을 했다. '팀에 대한 헌신'은 지금의 조동화가 높은 가치를 받는 큰 이유 중 하나다.
2007년과 2008년, 2010년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때에는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핵심 역할을 했다. 포스트시즌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면서 얻은 '가을동화'라는 별명은 유명하다. 별명에서 알 수 있듯 조동화는 팀이 필요로 할 때, 묵묵히 제 역할을 해냈다.
조동화는 현재 SK에 남은 몇 안되는 원년멤버다. 입단 후 15년의 시간이 흘렀고, 12번의 시즌을 치렀다. 그리고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한 조동화는 4년 22억에 사인하며 SK에 남았다. 올시즌에는 리더십과 소통력을 인정 받고 주장으로 선임 돼 팀을 이끌고 있다. 조동화의 유니폼에는 캡틴을 의미하는 'C'가 자랑스럽게 박혀 있다.
늦깎이 FA 후 팀에 남았고,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난 뒤 달성한 1000경기 기록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조동화도 "한 팀에서만 1000경기를 했다는 게 의미가 깊은 것 같다. 1000경기에 나섰다니 힘들 때 생각이 나기도 한다"면서 지난 날들을 돌아봤다. 그러나 오래도록 상념에 젖지는 않았다. 그는 "경기 수야 하다보면 쌓이는 것이다. 숫자에 크게 신경 쓰지 않으면서 똑같이 한 경기 한 경기 열심히 치러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아쉽게 4강 진출에 실패했던 SK는 올시즌 4강을 넘어 우승이라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팀이 '원팀 원스피릿'을 말하고 있는 지금, 조동화가 SK에서 걸어왔던 발자국은 SK가 앞으로 걸어나가야 할 방향을 말해주고 있기도 하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사진=조동화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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