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대전, 김승현 기자] 슈틸리케호가 아쉬운 무승부를 거뒀지만 반가운 얼굴들도 맞이했다. 더욱 다양해진 자원들로 채워진 대표팀의 중원은 풍년에 대한 기대감을 안게 해줬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우즈베키스탄과의 A매치 평가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15분 만에 터진 구자철의 선제 헤딩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전반 30분에 동점골을 허락해 비기고 말았다.
이날도 여러가지 실험을 했고 긍정적인 부분도, 아쉬운 구석도 그라운드 위에서 남겼다. 특히 보다 마음이 넉넉해질 정도로 풍부해진 중원은 슈틸리케호가 얻는 중요한 성과였다.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단 김보경과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재성 등이 자신들의 기량을 빠짐없이 발휘하면서 중원의 플랜B와 보다 역동적인 조합을 찾던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대표팀은 김보경을 한국영과 중앙에 짝을 지우고 이재성을 오른쪽 날개로 기용했다. 기성용이 없는 상황에서 만들어진 이들 미드필더진은 그들만의 특색으로 좋은 효과를 보여줬다.
가장 빛난 부분은 활동량과 스위칭이었다. 여기에 패스까지 물흐르듯이 연결되면서 고무적인 장면들도 몇차례 나왔다. 이재성은 오른쪽에서 출발했지만 왼쪽과 중앙을 모두 아우르는 '미친 활동량'으로 대표팀이 계획했던 세밀한 플레이를 완성시키는 퍼즐 조각이 됐다. 여기에 김보경이 영국에서 익숙해진 중원 운영력이 더해지면서 한국영, 구차절 등이 잘 어우러져 시너지를 냈다.
기본적으로 갖고 있던 패싱력은 이와 함께 적재적소에 발휘됐다. 전반 12분은 가장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이재성이 중앙으로 자리를 이동했고 김보경이 패스를 시작했다. 김보경이 손흥민에게 공을 내준 것으로 출발해 이재성, 다시 손흥민으로 이어지는 릴레이 원투패스로 우즈베키스탄의 좁은 수비망을 벗겨냈다. 이어 이재성은 전반 16분에도 정확한 로빙 패스를 투입해 손흥민에게 결정적인 찬스를 배달하기도 했다.
전반 말미에 기성용이 교체 투입되면서 또다른조합들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기성용은 보다 공격적인 역할의 미드필더를 수행하면서 먼저 뛰고 있던 미드필더들과도 잘 어울려 경기를 잘 풀어갔다. 결국에는 앞선에서 마지막 순간 득점포가 잘 가동되지 않으면서 중원의 활기찬 흐름은 상대 골문 앞까지 이어가지는 못했다.
결국 대표팀은 후반 48분동안은 골맛을 보지 못해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승리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지만 중원에 새로운 가능성을 지닌 얼굴들이 등장한 점은 대표팀에게 희소식이었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이재성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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