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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가 달라졌다" KIA가 만만치 않은 이유

기사입력 2015.03.24 06:55 / 기사수정 2015.03.24 00:36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선수들의 DNA가 정말 달라졌어요. 다른 팀들이 어떻게 보면 방심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한 시즌 농사가 풍년이냐 흉년이냐를 가르는 5할 승률 그리고 포스트시즌 진출. 2015시즌 개막을 앞둔 이 때. 사실 KIA 타이거즈를 유력한 5강 후보로 꼽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거의 없다.

냉정하게 말하면 '그럴만도' 하다. KIA는 지난 2년 동안 8위에 머물렀다. 자신들의 야구를 100% 펼치지 못한 팀이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기억도 어느덧 까마득하다. 시즌 초반 "올해는 반드시 명예 회복"이라는 각오가 쏟아지기 무섭게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소식이 연달아 들려왔다.

'최하위' 이미지가 강했던 한화는 SK 시절 '우승 청부사'였던 김성근 감독을 사령탑으로 앉혀 이미지 변신에도 성공했다. 많은 이들이 한화는 5강 다크호스로 꼽으면서도 KIA는 언급하지 않는다.

그런데 정작 KIA 안에 속해있는 사람들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정말 다르다"는게 그들의 하나같은 설명이다. 일단 선수단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눈에 보기에도 더그아웃 분위기가 밝고 활기차다. 선-후배 관계, 포지션을 막론하고 야구에 관한 대화를 나누는 일도 이전보다 훨씬 잦아졌다.

무엇보다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관계가 짧은 시간 내 무척이나 끈끈하게 다져졌다. 그 중심에는 고참 선수들과의 관계 정립에 있다. '형님 리더십'으로 알려진 김기태 감독은 고참들에 대한 배려와 우대를 최우선으로 해준다. 그리고 그 배려가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2년째 '주장'을 맡고 있는 내야수 이범호는 "오히려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주장에 대한 대우를 너무 잘해주셔서 역할에 대한 부담이 없다"고 털어놨다. FA로 이적해 KIA에서 5번째 시즌을 맞는 그는 "선수들을 배려해주신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모든 선수들에게 '너는 우리 팀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으니까 부상 당하지 말고 경기를 뛰어줘야 한다'는 식으로 부드럽게 책임감을 얹어주신다. 결코 강압적이지 않다"고 팀내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사이의 신뢰를 설명했다.

이어 "사실 이번 시범경기에서도 분명히 우리의 플레이에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도 따로 미팅을 소집해 질책하시지 않았다. 그러니 우리가 오히려 스스로 반성하고 있다. 고참들이 달라지니 어린 선수들도 따라온다. 선수들의 의식 자체가 달라졌다고 보면 된다. DNA가 바뀌었다"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팀내 분위기를 전달했다.

주장의 입에 바른 말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김원섭, 최희섭 등 모든 고참 선수들이 "알아서 더 열심히 해야한다"는 생각에 강요 아닌 자율을 실천하고 있고, 신인급 선수들은 감독에게 받는 세심한 관심에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역시 고참인 외야수 김주찬도 "김기태 감독님은 신인 시절 삼성에서 선-후배로 처음 만났던 사이다. 그때도 '저런 선배가 되고싶다'고 존경했고, 지금도 존경하고 있다. 그때와 지금 전혀 변함이 없으신 분"이라며 강한 신뢰를 표현했다. 그러면서 "고참들에게 자율로 맡기기 때문에 오히려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기태 감독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까지 유독 선수들의 보직에 대해 말을 아끼는 이유도 이같은 맥락에서 기인한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감독의 말 한마디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이처럼 KIA는 팀 분위기 변신에는 완벽히 성공했다. 이번 겨울 가장 큰 성과이기도 하다. 이 긍정적인 분위기가 성적으로도 연결될 수 있을까. 호랑이 군단과 그 앞에선 '지휘자' 김기태 감독의 진짜 하모니는 이제부터 연주된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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