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수원, 조용운 기자] 부족한 것이 많았던 수원 삼성이 그나마 기댈 곳은 염기훈(32)의 왼발이었다.
수원은 25일 홈구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와의 2015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G조 1차전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안방에서 승리를 다짐했던 수원은 전반 추가시간 모리와키 료타에게 뜻하지 않은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후반 10분 오범석의 동점골과 종료 3분 전 레오의 역전골이 나오면서 짜릿한 역전의 묘미를 즐겼다.
승리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이었다. 겨울 동안 선수 보강도, 이탈도 없이 지난해 K리그 클래식 준우승의 전력을 유지했던 수원은 서정원 감독의 3년차에 조직적인 움직임을 기대했지만 시즌 첫 경기여선지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
공격적인 면에서 아쉬움이 특히 컸다. 카이오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지만 지난 시즌 득점왕 산토스와 정대세를 앞세워 우라와의 골문을 위협했다. 정대세는 전반 몇 차례 슈팅을 시도하면서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확실한 색깔이 없었다. 후방에서 길게 때려준 볼을 통해 슈팅을 만드는 것이 전부였다. 답답하게 흘러가던 수원의 볼 전개를 그나마 바꾼 것은 염기훈이었다.
모기업의 지원 축소로 팀을 떠날 상황에서 연봉을 크게 삭감하며 1년 더 수원의 유니폼을 입게 된 염기훈은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염기훈은 왼쪽과 오른쪽, 중앙까지 자유자제로 움직이며 수원의 공격을 이끌었다.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로 헤딩 슈팅을 유도하고 직접 프리킥에서는 위협적인 슈팅으로 상대 간담을 서늘케 하기도 했다.
공격 방향을 왼발 패스를 통해 만들어주던 염기훈은 후반 10분 상대 문전에서 공격 방향을 오른쪽으로 변화를 주면서 오범석의 동점골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이후에도 염기훈은 절묘한 원터치 패스로 수원의 공격 속도를 이끌었고 경기 막판에는 태클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공격권을 끝까지 가져오는 모습을 보여줬다.
염기훈의 플레이에 끝까지 집중력을 놓지 않은 수원은 후반 42분 역전골을 뽑아냈다. 이번에도 염기훈의 왼발이 주역이었다. 날카로운 프리킥을 문전으로 붙여줬고 레오가 혼전 상황에서 밀어넣으면서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골은 오범석과 레오가 터뜨렸지만 그 중심에 염기훈이 있었고 수원의 에이스다운 맹활약이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염기훈 ⓒ 수원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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