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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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보고서] '압구정 백야' 어느새 중독되는 임성한 월드

기사입력 2015.01.29 10:01 / 기사수정 2015.01.29 11:03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임성한 작가는 이름 석 자만으로도 관심을 받는 몇 안 되는 작가다. ‘왕꽃선녀님’, ‘하늘이시여’, ‘신기생뎐’, ‘오로라 공주’ 등 최근 몇 년 사이 전작에서 자극적인 대사와 독특한 세계관을 보여줘 논란과 시청률을 동시에 잡아냈다.

그런 임성한 작가가 이번에도 심상치 않은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임 작가가 집필한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가 최근 자체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임성한의 매직이 시작될 조짐을 알렸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8일 방송된 74회는 15.3%의 전국 시청률을 나타냈다. 종전 자체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70회와 같은 수치다. 75회는 14.1%로 다소 주춤했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9.9%로 출발한 이 드라마는 방영 2회 만에 7%대로 하락, 초반 시선 끌기에 실패한 것처럼 보였다. 이후에도 8~11%대에서 왔다갔다하며 지지부진한 시청률을 보여왔다. 그러나 51회부터 13%로 반등했고, 주인공 백야(박하나 분)의 생모 서은하(이보희)에 대한 복수극이 활기를 띠면서 15%대까지 상승했다.

사실 ‘압구정 백야’는 늘 화제의 중심이 되는 임 작가의 전작들과 비교하면 대중의 관심을 적게 받는 모양새였다. 여기에는 임 작가에 대한 대중의 반감도 한몫했지만, 시청자를 기함하게 하는 내용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기도 했다. 신 내림, 녹색 레이저 발사, 캐릭터의 연쇄 죽음, 개그프로그램을 보며 웃다가 느닷없이 죽는 장면 등 상식 밖을 벗어난 설정이 ‘아직까지는’ 등장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평범하기만 한 드라마는 아니다. 평이하게 흘러가는 듯하면서도 임 작가만의 색깔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개연성이 떨어지는 전개와 내용과는 상관없는 에피소드가 뜬금없이 담긴다.

일례로 지난달 1일 화엄(강은탁) 가족이 뉴스를 시청하는 신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왕자의 뉴스 인터뷰 장면이 2분가량 전파를 타 보는 이를 황당하게 했다. 며칠 뒤에는 어처구니없는 수영장 난투극신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런가하면 29일 방송분에서는 무엄(송원근)과 선지(백옥담)가 갑작스럽게 결혼할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노래방신, 말풍선, 음식 담화, 원혼, 상상, 토속신앙 등 임성한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특정 소재도 꾸준히 나온다.

막장계의 대모라 불리는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는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의 대명사로 꼽힌다. 처음에는 어이없는 내용과 캐릭터에 기함하지만, 또 어떤 줄거리로 보는 이들을 경악시킬까 하는 궁금증에 시청하게 된다. 그동안 임성한 드라마는 이런 식으로 높은 시청률을 유지해왔다.

복수극, 겹사돈 등 드라마의 전형적인 갈등 요소를 중독성 있게 풀어나가는데도 재주가 뛰어나다. 순간 몰입도와 흡인력이야말로 임 작가의 장점이다. 지난달 14일 서은하와 백야가 30분 내내 분노에 찬 독설과 폭로전을 펼치는 신은 명장면으로 꼽아도 될 만큼 인상적이었다.

논리가 결여된 황당 전개와 캐릭터로 이슈와 논란을 몰고 다니는 임성한 작가지만, 이러니저러니해도 그의 유별난 고집은 매번 통한다. 막장인 줄 알면서도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다.

뜨뜻미지근해 보였던 ‘압구정 백야’ 역시 서서히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극 중 서은하의 비밀이 주변인에게 아직 폭로되지 않았기에 현재의 시청률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시청률의 여왕’ 임성한의 매직은 또 한 번 통할 수 있을까. 임 작가의 뒷심이 어디까지 발휘될지 주목된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압구정 백야 ⓒ MBC 방송화면, MBC]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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