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이라크의 정신적인 지주 유니스 마흐무드(32)가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팀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유니스는 23일(한국시간)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아시안컵 8강전에서 선발 출전해 승부차기까지 뛰는, 노장의 투혼을 발휘하며 이란을 누르는 데 힘을 보탰다.
유니스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이라크 대표팀의 최고참이었다. 23명의 스쿼드 중 19명을 1990년대 이후 출생한 선수들로 채워진 젊은 이라크를 최전방에서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졌다.
이라크는 유니스에 대한 믿음이 컸다. A매치 130경기를 소화했고 51골을 기록했다. 2007년 아시안컵 우승 당시에는 득점왕(4골)과 MVP를 동시에 석권했다. 무적의 선수였던 유니스를 레디 세나이실 감독은 전체의 중심을 잡아줄 인물로 점찍고 최종명단에 포함시키는 승부수를 던졌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이라크 대표팀에 대해 "유니스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클 것"이라며 한 베테랑의 활약도에 따라 팀이 크게 좌우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을 만큼 유니스라는 이름은 컸다.
8강까지 이라크를 잘 이끌어 온 유니스는 중요했던 이란과의 일전에서 변함이 없는 베테랑의 노련미와 힘을 보이면서 이라크를 위기의 순간마다 깨워냈다.
연장 전반 4분에 집중력 있는 득점으로 이란과의 접전이 끊어지지 않게 했다. 유니스는 왼쪽에서 연결된 슈팅이 골키퍼에 맞고 뜨자 반대편에서 공을 머리에 잘 맞춰 골망을 갈랐다. 이후 이란이 수시로 따라붙는 상황에서 어린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계속 독려했다.
승부차기에서는 명장면을 남겼다. 키커로 나선 유니스는 승부차기에서도 좀처럼 균형이 기울지 않던 상황에서 미소를 띄며 공을 찰 지점으로 향했다. 골문을 한번 본 뒤 침착하게 파넨카킥을 차 넣어 이라크 선수들에게 여유와 심리적인 안정을 안겨다 줬다. 유니스가 찬 후 다시 골문으로 향하던 잘릴 하산 골키퍼는 유니스와 미소를 주고받으면서 집중력을 되찾기도 했다.
유니스와 아이들로 이뤄진 이라크는 결국 우승후보 이란을 누르고 8년 만에 4강 무대에 안착했다. 이제 상대는 또다른 우승후보 한국이다. 이라크를 상대로 하는 슈틸리케호 입장에서는 유니스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이라크의 조직력을 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유니스 마흐무드(오른쪽)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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