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9년 연속 3할 타자. 전성기 시절 장성호(38,kt)는 양준혁과 더불어 '배트를 거꾸로 쥐어도 3할'을 칠 수 있는 한국프로야구 대표적인 교타자였다. 그런 장성호가 신생팀 kt의 날개가 되어 제 2의 비상을 꿈꾼다.
KIA 소속 시절 10년 연속 3할에 실패한 후 장성호는 팀내 후배들과의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경기 출전 문제를 두고 당시 KIA 감독이었던 조범현 감독과의 사이도 자연스레 멀어졌다. 특히 선수 본인이 직접 트레이드를 요구하면서 갈등은 야구장 바깥까지 새어나갔다.
결국 14년간 입었던 호랑이 유니폼을 벗고 지난 2010년 한화로 이적한 장성호는 다시 롯데로 팀을 옮겼다. 이미 30대 중반. 더이상 어리지 않은 나이인 장성호가 쥘 수 있는 기회는 크지 않았다.
지난해 롯데에서 방출된 장성호는 절박함을 품고 다른 길을 모색했다. 그때 kt 위즈와 인연이 닿았다. 신생팀 꾸리기에 여념이 없었던 조범현 감독은 기꺼이 장성호를 품었고, 두 사람은 새로운 둥지에서 '하나'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세워 힘을 합치게 됐다.
조범현 감독이 장성호에게 바라는 것은 딱 하나. kt 선수 대부분이 나이도 어리고, 프로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하기 때문에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베테랑으로서 팀의 중심이 되어주길 희망하고 있다.
장성호도 그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kt에는 나이가 어린 선수가 많고 최고참 사이 중간급 선수들이 부족하다"는 장성호는 "어떻게 잘 끌고 갈 수 있을지 연구를 해야할 것 같다"며 사뭇 진지하게 최고참으로서의 책임감을 드러냈다.
다행히 팀 분위기가 좋다. 젊은팀 답게 에너지가 넘치고, 어린 선수들이 주장 신명철을 비롯한 고참 선수들을 깎듯이 대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군기가 세기로 유명했던 해태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여러팀을 거친 장성호도 "분위기 좋다. 젊은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다가온다"며 긍정적으로 평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신생팀 kt를 하위권으로 분류하지만 장성호는 "이기면 이기는대로, 지면 지는대로 배울 점이 생긴다"며 낙관했다. 또 "신나게 경기를 하다보면 경기를 치르면서 팀이 점점 더 단단해지리라 기대한다. 즐겁게 야구하겠다"며 후배들과 함께 하는 '즐거운 야구'를 선언했다.
올해 1군으로 올라오는 kt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 수 있다. kt 보다 2년 선배 NC 다이노스는 최고참 이호준이 구심점을 잡으며 1군 진입 2년만에 가을 야구에 진출해 돌풍을 일으켰다. 장성호 역시 팀의 중심으로 젊은 선수들에게 자신이 가진 경험을 전수하며 잘 이끈다면 '10번째 심장' kt도 한국프로야구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
[사진=장성호 ⓒ kt 위즈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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