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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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남은 앵커링 규제, 대안은 있나

기사입력 2015.01.12 18:13 / 기사수정 2015.01.12 18:15

조희찬 기자


[엑스포츠뉴스=조희찬 기자] 2013 마스터스에서 아담 스콧(35,호주)은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왼손에 그의 키만한 골프채를 쥐고 환호했다. 그날 스콧은 최근 6개의 메이저대회에서 '앵커링' 퍼트로 우승한 4번째 선수였다.
 
2016년 1월 1일부터 몸에 채가 닿는 행위인 앵커링(Anchoring)이 골프에서 금지된다. 영국왕립협회와 미국골프협회는 일찌감치 14-1b 조항을 추가시키고 앵커링 금지를 확정 지었었다. 미국프로골프(PGA)는 초기에는 규제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는 듯 했으나 결국 새로운 규제에 동참하기로 했다.
 
몸에 붙여 쓰는 롱퍼터 사용은 많은 선수에게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골프 규칙은 퍼터를 제외한 모든 채의 길이를 48인치(약 121.92cm)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퍼터 역시 그립 아래로 18인치(약45.72cm) 이상이 돼야 하는 규칙이 있지만, 위로는 제한이 없다.
 
앵커링 규제가 롱퍼터 사용을 막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앵커링 규제가 롱퍼터의 사용을 막지는 않는다. 새 규제는 '채와 몸이 닿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선수가 롱퍼터를 들고 가슴에 기대지 않은 채 퍼팅을 한다면 규칙을 위반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몸에 기대고 사용하는 롱퍼터의 특성상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다.
 
롱퍼터 사용이 정말 유리한가?

정확히 입증된 것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입스'(퍼팅 때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심리적 불안을 보이는 증세)로 고생하던 프로선수들이 롱퍼터 또는 밸리퍼터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사례는 수차례 있다.
 
대표적인 예로 스콧은 2008년 바이런넬슨에서 우승한 후 갑작스러운 퍼팅 난조로 슬럼프에 빠졌었다. 하지만 2010년부터 퍼터를 바꿔 들고 나왔고 이후 마스터스까지 제패하는 상승세를 탔다. 어니 엘스 역시 밸리퍼터로 바꾼 후 2012년 디오픈에서 우승한 적이 있다. 2003년으로 돌아가면 비제이 싱이 밸리퍼터로 한 시즌 4승을 거둔 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롱퍼터와 밸리퍼터의 사용이 긴장에서 오는 팔뚝 회전과 손목의 움직임을 방지하고 채와 몸을 고정시켜 단순한 '시계추' 움직임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다시 말해 기계적인 퍼팅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기존 사용 선수들의 대안은?

스콧은 이번 시즌부터 서서히 퍼터를 바꿀 연습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키건 브래들리, 저스틴 로즈, 짐 퓨릭 등 대다수의 앵커링 예찬론자들은 '카운터밸런스' 퍼터로 갈아탔다. 카운터 밸런스 퍼터는 기존 헤드 쪽에 쏠린 무게를 그립 쪽으로 분산시켜 밸런스 포인트를 개선하고 관성모멘트(MOI)를 극대화 시킨 것이다. 쉽게 말해 채의 양쪽 끝 균형을 맞춰주는 채로서, 롱퍼터의 대안으로 꼽힌다.
 
타이거 우즈는 재작년 언론 인터뷰에서 "골프는 14개의 클럽을 모두 휘둘러야 하는 스포츠다. 실력이 아닌 장비가 우승을 결정하는 시대에 도달했다"고 언급한 적 있다. 2016년이 약 1년 남은 지금 스콧과 그의 얼마남지 않은 동료 예찬론자들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 궁금하다.

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 

[사진=아담 스콧, 타이거 우즈 ⓒ AFPBBNews=News1]

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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