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필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올해 KIA 타이거즈의 마운드는 '이적생'들의 활약으로 버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 정 가운데 불혹의 나이를 넘긴 최영필(41,KIA)이 있다.
최영필이 KIA에 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한화 시절 'FA 미아'가 됐다가 구사일생으로 SK와 계약할 수 있었으나 2년이 채 안돼 방출됐다. 선수 본인이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뛸 수 있는 팀을 알아봤고, '베테랑' 투수가 필요했던 KIA가 최영필을 불렀다.
3월 중순 KIA는 최영필을 신고선수로 영입했지만, 당장 1군에서 공을 던질 수 없었다. 신고선수 1군 등록 규정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최영필은 퓨처스리그 등판과 훈련을 통해 천천히 몸상태를 끌어올리면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6월 1일을 기다렸다. 퓨처스리그에서 20경기에 등판해 3승 7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37로 성적이 좋았고, 단순히 성적표 수치뿐만 아니라 구위가 충분히 1군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판단한 당시 KIA의 코칭스태프는 최영필을 불펜의 새로운 대안으로 낙점했다.
직감은 통했다. 최영필은 올 시즌 KIA 불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냈다. 40경기에 등판해 53⅔이닝동안 4승 2패 14홀드 평균자책점 3.19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고, 역시 2차 드래프트로 이적해온 김태영과 함께 축이 없던 마운드를 지탱했다. 팀내 젊은 투수들과 비교해봐도 오히려 훨씬 좋은 성적이다.
2년 연속 8위에 머문 KIA는 올해 연봉 협상에서 '삭감 한파'가 예상됐었다. 그러나 애초부터 최영필은 예외였다. 연봉 7000만원에 'OK'를 외쳤던 최영필은 2015시즌 연봉 1억3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인상률로만 따져도 85.7% 수직 상승이다.
최영필은 팀의 기대에 부응했고, KIA 역시 최영필의 가치를 연봉으로 인정했다. 선수 생활이 끝날 수도 있는 위기 상황에서 6년만에 억대 연봉 대열에 재합류하며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불혹의 셋업맨' 최영필의 인생 2막은 이제부터 시작될 것 같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