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는 서귀포시청의 지원과 합동으로 서귀포월드컵경기장을 오렌지색으로 물들이고 꾸미는 데 힘쓰고 있다 ⓒ 제주 구단 제공
[엑스포츠뉴스=제주, 김형민 기자] 올해 K리그는 추운 겨울을 나야 했다. 시도민 구단들이 존폐 위기에 몰려 이야기 중심에 섰다. 이 과정에서 해당 구단의 지방자치단체들은 K리그에 등을 돌리기도 했다. 지자체로부터 비롯된 구단 해체설로 일부 구단들은 팀 존속 여부를 두고 마지막까지 혹독한 운명의 갈림길 앞에서 마음을 졸여야 했다.
그 사이 따뜻한 남쪽 나라 제주도에서는 이색행보가 펼쳐졌다. 시도청과 함께 한 제주의 오케스트라 축구는 쌀쌀해진 K리그에 새로운 이정표를 던졌다. 제주가 보여준 지자체와의 이상적인 협심은 제주는 물론 K리그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
제주 유나이티드의 든든한 후원자 시도청
제주는 지난 시즌 그라운드 안팎으로 뜻 깊은 한해를 보냈다. 박경훈 감독이 아쉽게 사령탑에서 물러났지만 최근 5년 간의 행보는 작은 자부심으로 남았다.
관중들이 쉽게 몰리지 않는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는 7천 관중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냈다. 이러한 노력을 알아 본 정부에서는 스포츠산업 발전에 기여한 우수 스포츠산업체를 선정하는 올해 '스포츠산업대상'에 제주를 선정했다.
그 뒤에는 제주도청과 서귀포시청이라는 든든한 후원자들이 있었다. 각 시도청 내에는 스포츠 지원과가 있고 그 안에 스포츠마케팅계가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생긴 이 부서에서는 다방면으로 제주의 구단 운영과 관중 동원 등을 돕고 있다.
다양한 마케팅 행보에도 적극적이다. 대표적으로 서귀포월드컵경기장을 제주 유니폼 색을 빗댄 오렌지색으로 물들이는 작업을 올해 제주 구단과 함께 진행해 현장에서 각광을 받았다. 단순히 경기장을 시설관리공단의 이름으로 빌려주고 임대료만을 받는 일부 지자체들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서귀포시청 스포츠마케팅계의 소석빈 계장은 "관람객들을 위한 시설을 보강하고 서귀포시가 아무래도 제주시권 관중들을 끌어들이지 않으면 관중 확보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무료 셔틀버스 운행이라든지 현수막 지원 등을 하고 있다"면서 "홈경기가 있으면 행정 조직망을 통해 관람객들이 올 수 있도록 홍보하고 주요지점에 직원들을 배치해 관중 안내 등 구단과 함께 일련의 일들을 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 유나이티드 홈경기에 몰린 관중, 제주는 각종 마케팅으로 관중 증가라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제주 각지의 도민들이 경기장에 몰릴 경우 지역 통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제주 구단 제공
지역 통합 문제, 해법이 된 축구
제주 지자체가 K리그에 열성적인 이유는 바로 지역 통합에 있다. 축구가 바로 제주도를 한 데 묶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남쪽에 있는 하나의 섬으로 그만의 지리적인 특색을 지니고 있다. 제주도는 상하로 제주시와 서귀포시 등으로 나뉘는데 대부분의 도민들이 제주시에 거주해 있어 상대적으로 주민이 적은 서귀포시는 K리그 관중을 모으는 데 어려움이 있다.
여기에 제주도민들의 생활 역시 풀어야 되는 난제로 등장했다. 제주 마케팅실 황광진 대리는 "제주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서비스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라면서 "모두 서비스를 주는 데 익숙하시다보니 문화생활이나 축구 등 서비스를 받는 데는 소극적이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 난관에도 제주 내에는 축구를 통한 통합에 대한 기대감이 조성돼 있다.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제주도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이면서 그라운드를 화합의 장으로 만들고자 많은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는 축구가 1994년과 1995년 즈음 붐을 일으켰던 전성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믿음도 반영되어 있다.
소석빈 계장은 "지자체에서는 앞으로 축구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경기장 사용료 무료 협약을 맺어 구단의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이면서 "장기적으로 젊은층과 어린이층을 공략하고 있다. 물리적인 거리보다 심리적인 거리가 더 먼 부분이 있다. 어린 친구들이 잘 다니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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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