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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손승락의 희생정신에 값을 매겼다

기사입력 2014.12.15 12:03

나유리 기자
손승락 ⓒ 엑스포츠뉴스DB
손승락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또 한번 화끈한 연봉을 선사했다. 이번엔 '마무리 투수' 손승락(32)이 주인공이다.

넥센은 15일 투수 손승락과의 2015시즌 연봉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올해 4억3000만원을 받았던 손승락은 1억원(23.3%) 인상된 5억3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올 시즌 32세이브를 거둔 손승락은 2년 연속 '세이브왕'에 올랐다. 사실 세이브 숫자만 놓고 보면 33세이브를 기록했던 2012년, 46세이브를 기록했던 2013년보다 못 미친다. 오히려 5패(3승)로 패전이 늘었고, 평균자책점(4.33)도 최근 5시즌 중 가장 높다.

하지만 손승락의 가치는 숫자로 나열되는 성적 그 이상에 있다. 투수조 고참급에 해당하는 그는 어린 한현희, 조상우와 '필승조'를 이끌었다. 승리를 완성짓는 '마무리 투수'라는 보직을 가지고 있었지만, 팀이 필요할 때에는 보직 변경도 마다하지 않았다.

일례로 넥센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고민에 휩싸였다. 선발 자원이 넉넉치 않아 앤디 밴헤켄-헨리 소사 다음을 이어줄 투수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염경엽 감독은 일찌감치 '3선발 체제'를 하겠다고 밝혔으나 남은 한자리가 누가 될지는 미정이었다.

그때 염경엽 감독이 손승락을 불렀다. 선발 등판 의향을 먼저 물었고, 손승락은 "마음대로 쓰세요"라고 답하며 기꺼이 팀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투구수를 조금씩 늘리며 포스트시즌 선발을 대비했다.

결국 NC가 아닌 LG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결국 손승락의 선발 등판은 무산됐고, 넥센은 고군분투 후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쳤으나 '넥센의 가을'에 보여준 손승락의 존재감은 어느때보다 든든했다. 특히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무사 만루의 위기를 막아낸 그의 '일구일혼' 투지는 패전투수임에도 박수받기 충분했다. 

연봉 계약을 마친 후 손승락은 "이번 계약은 내년에 팀에 더 큰 기여를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며 "한국시리즈 준우승은 나를 포함해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제 '경험'이라는 무기까지 장착한 손승락, 그리고 그가 중심에 선 넥센의 투수진은 내년에 더 무서워질 것 같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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