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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아니다” 다시 출발선에 선 삼성 박해민

기사입력 2014.11.19 11:01 / 기사수정 2014.11.19 11:11

임지연 기자


[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1년 전 이맘때 박해민(삼성 라이온즈)은 자신이 최고의 선수들만 초대된다는 최우수·신인 선수 및 각종 부분 시상식에 초대될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다. 반전 드라마가 써졌다. “내가 1군 경기 선발 출장을 하다니”라며 얼떨떨해하던 박해민은 삼성의 ‘히트 상품’으로 떠오르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은 크게 두 부분에서 전력 손실이 있었다. 먼저 몇 년 동안 삼성의 뒷문을 책임져온 오승환(한신 타이거즈)이 일본에 진출했고 톱타자 겸 중견수 배영섭이 군에 입대했다. 삼성은 뒷문을 안지만과 돌아온 임창용에게 맡겼다. 그러나 중견수는 정형식 이영욱 등 여러 대안을 실험했지만,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했다.

대주자 겸 대수비 역할로 1군에 이름을 올린 박해민에게 기회가 왔다. 그는 지난 5월9일 잠실 두산전에 생애 첫 선발 출장을 했다. 당시 류중일 감독은 박해민을 선발 출장시키면서 “승부수를 띄워보는 것”이라고 밝혔는데, 박해민은 찾아온 기회에서 3루타를 때리는 등 활약을 보였다. 이후 박해민은 여러 경쟁자들 보다 앞서 달리기 시작하며 중견수 자리를 꿰찼다. 박해민은 119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9푼7리 36도루를 기록하며 신인왕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박해민은 지난 18일 서울 양재동 The-K호텔에서 열린 최우수선수·신인왕 및 각종 부문 시상식에 참석했다. 신인왕 수상의 영예를 누리지 못했지만, 그의 표정은 밝았다.

박해민은 올 시즌을 돌아보며 “꿈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1년 전 이맘때 이 자리에 설 수 있으리라고 생각도 못했다. 신인왕 수상은 기대하지 않았다. 정말 쟁쟁한 선배들과 한 자리에 있던 것만으로도 나에게 의미가 있고 영광이다. 올해를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며 웃었다.

프로 데뷔 후 처음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린 박해민은 1차전 첫 타석에서 안타를 신고했다. 2차전에서는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2루 도루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손가락 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다. 이후 시리즈 출전이 어려워 보였으나, 박해민은 손가락 통증 완화 주사를 맞고 경기에 출전했다. 특히 3차전 8회 대주자로 경기에 나서 이승엽의 안타 때 홈을 파고들어 동점 득점은 만드는 등 팀의 통합 4연패에 힘을 더했다. 우승 후 어떻게 보냈느냐는 질문에 박해민은 “한국시리즈 때는 워낙 큰 경기를 치르고 있어서 아픈 줄도 몰랐는데, 시리즈가 끝난 뒤에는 고통이 찾아오더라”라며 웃은 뒤 “그래도 팀이 우승해서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여전히 손가락에 붕대를 감고 있는 박해민은 3주 뒤 붕대를 푼 뒤 재활에 들어갈 예정이다.

박해민은 “이제 시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내가 1년 반짝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해서 삼성의 주전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전히 나는 경쟁 중이고 나의 경쟁자들은 너무도 좋은 선수들이다. 나 역시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박해민에겐 내년 시즌이 중요하다. 여전히 주전 자리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또 흔히들 겪는 ‘2년차 징크스’에도 대비해야 하고 프로 첫 시즌을 치르면서 받아든 숙제도 해결해야 한다. 또 내년 시즌 후에는 선배 배영섭도 돌아오는데, 배영섭과 경쟁할 수 있는 힘도 길러야 한다. 박해민은 “발전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내 장점인 수비와 주루 플레이를 더 강화하면서, 약점인 타격 기술 보강과 체력을 길러야 한다. 두 가지 숙제를 꼭 해결하고 싶다”고 야무진 각오를 밝혔다. 시상식에 동행한 동료 밴덴헐크와 그의 아내 애나도 “너는 슈퍼스타가 될 수 있어. 응원할게”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며 박해민에게 힘을 실어줬다.

설렘 가득한 첫 시즌을 보낸 뒤 “이제 다시 시작”을 외친 박해민의 겨울은 바쁠 예정이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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