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또 한명의 '좌완 에이스'가 미국 땅을 밟을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SK 와이번스 김광현(26)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눈 앞에 뒀다.
지난 1일 SK는 KBO에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공시를 공식 요청했고, KBO가 MLB에 이 내용을 알리면서 포스팅 절차가 시작됐다. 나흘의 공시 기간이 지난 후 김광현 영입 의사를 밝힌 구단 중 가장 높은 입찰액을 써낸 구단이 나왔고,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KBO에, KBO가 다시 SK에 구단은 밝히지 않고 금액만 알렸다.
다만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예상보다 크지 않은 금액에 SK 구단이 당황했고 이틀간 마라톤 회의를 펼치는 '장고의 시간'을 거쳤다. 그러나 SK는 12일 오후 "선수의 오랜 꿈을 후원해주자는 대승적 차원에서 포스팅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이날 SK가 공개한 정확한 포스팅 금액은 200만 달러(약 21억 9000만원)다. 미국 현지 기자가 자신의 SNS를 통해 "김광현 영입에 나선 구단은 샌디에이고이며 포스팅 금액은 200만 달러"라고 미리 알린 정보와 어긋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까지 SK나 KBO가 해당 구단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정황상 샌디에이고가 유력하다.
류현진이 포스팅 제도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 한화가 제시 받은 포스팅 금액에 비하면 1/10 수준이지만, 샌디에이고가 '스몰 마켓' 임을 감안하면 터무니 없이 낮은 금액도 아니다. 샌디에이고는 2014시즌 선수 연봉 총액이 4000만 달러(약 437억원)에 불과한 팀이다. 그런 구단이 아직 메이저리그 경력이 전무한 26살의 동양인 투수에게 200만 달러를 배팅한 것은 낙담보다는 긍정적으로 내다봐도 좋을 것 같다.
현재 샌디에이고 투수진에는 이안 케네디, 앤드류 캐시너, 에릭 스털츠, 타이슨 로스, 호아킨 베노아 등이 있다. 케네디와 로스가 나란히 13승씩을 거뒀고, 스털츠와 캐시너를 중심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렸지만 여전히 마운드가 허약하다는 진단을 받고 있다. 특히 왼손 자원이 많지 않은 것이 약점이다. 스털츠를 제외하고 케네디와 로스, 제시 한, 캐시너 그리고 불펜 투수 베노아까지 대부분 오른손 투수다. 김광현이 불펜 혹은 선발까지 노려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현지 언론에서도 김광현의 보직을 4~5선발 내지는 '스윙맨'으로 점치고 있다.
물론 아직 김광현의 이적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김광현은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앞으로 30일 이내에 해당 구단과 연봉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SK는 "'에이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최종 확정될 때 까지 필요한 모든 것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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