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밴헤켄(왼쪽)과 박병호 ⓒ 넥센 히어로즈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넥센 히어로즈의 '에이스' 앤디 밴헤켄(35)은 올 시즌 20승을 달성했다. 4번타자 박병호(28)는 11년만에 5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제 두사람이 히어로즈의 '가을의 전설'을 향해 달린다.
밴헤켄은 지난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15차전에서 선발 등판했다. 최종 기록은 6이닝 9탈삼진 1실점 승리투수. 이날 승리로 밴헤켄은 올 시즌 자신의 20번째 승리 사냥에 성공했다. 탈삼진(178개) 1위는 삼성의 릭 밴덴헐크(180개)에게 내줘야 했지만, 2007년 리오스(두산) 이후 7년만에 한국프로야구에서 선발 20승이라는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시즌 마지막 등판 경기에서, 그것도 앞선 두차례 실패 끝에 가까스로 낚은 20번째 승리였는데 밴헤켄은 여전히 '팀의 승리'를 더 가치있게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에게는 올 시즌 10점 만점에 7점을 매겼다. "더 많은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는데도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 감점 사유다.
15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밴헤켄은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20승을 달성할 수 있어서 기뻤다. 무엇보다도 팀이 계속해서 이기고 있기 때문에 더 기뻤다"며 미소지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다. 밴헤켄은 "나의 시즌은 끝났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넥센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우승까지 하는 것이 나의 최종 목표"라며 다부지게 각오를 다졌다.
어느덧 한국에서, 그것도 넥센에서만 3시즌째를 마친 그는 한국과 팀에 대한 애정이 충만했다. 밴헤켄은 "한국에서의 생활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 쉬는 날에는 혼자서 빨래도 하고, 쇼핑도 하고 경기가 있는 날에는 하지 못하는 것들을 하는데 한국에서는 모든 것이 편리하다. 또 팀 동료들이 너무나 좋은 사람들이라 생활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높은 만족도를 드러냈다.
팀 동료이자 절친한 친구인 박병호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평소 외국인 선수들과 허물없이 지내는 박병호는 밴헤켄과도 가까운 사이다. 특히 올 시즌 밴헤켄이 등판한 31경기 중 박병호가 홈런을 친 경기가 12번에 달한다. 지난달 4일 박병호가 역대 두번째로 한 경기 4홈런을 터트렸을 때, 마운드 위에 있었던 선발 투수 또한 밴헤켄이었다. 박병호는 밴헤켄의 시즌 20승이 완성된 14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50호와 51호 홈런을 쏘아올려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었다.
박병호를 '굿맨(Good man)'이라고 일컬은 밴헤켄은 "볼 때 마다 진화하는 타자"로 '선수 박병호'를 평가했다. 이어 "어제(14일) 경기에서도 박병호가 홈런을 쳐줬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 그동안 내가 등판하는 경기에서 자주 홈런을 쳤기 때문에 믿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외국선수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파워를 겸비한 타자"라고 치켜세웠다.
이제 밴헤켄은 20승의 기운을 플레이오프에서 발휘하기 위해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박병호도 마찬가지다. 롯데 2연전에서 홈런 3개를 터트리며 타격감을 되찾은 그가 17일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홈런을 더 추가할 수 있을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우정으로 엮여 있는 넥센의 투·타 에이스 밴헤켄과 박병호가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혹은 그 이상까지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두 사람의 시너지 효과가 앞으로도 기대된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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