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한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엑소의 중국인 멤버 크리스에 이어 루한이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으르렁' '중독(Overdose)'으로 차세대 보이그룹의 역사를 써내려가던 엑소가 예기치 않은 내부 문제로 날개가 꺾이는 듯하다. 특히 중국인 멤버들의 이탈로 엑소의 2명 남은 중국인 멤버 레이와 타오의 향후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이란 원고와 피고의 계약 효력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이다. 법원에서 '효력부존재' 판결이 나면 전속계약해지 소송을 진행하게 된다.
앞서 루한의 법적 대리인 법무법인 한결 측은 "오늘(10일) 루한의 소장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접수된 것이 맞다. 앞으로의 구체적인 일정에 대한 것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타오, 레이 ⓒ 엑스포츠뉴스DB
이와 관련해 SM은 "그룹으로서의 활동이나 소속사를 포함한 모든 관련 계약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를 무시하고 개인의 이득을 우선시해 제기된 소송으로 판단한다. 주변의 배후 세력도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SM이 강도 높게 중국인 멤버들의 이탈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SM이 '배후 세력'이라고 지목한 상대에 대해 아직 뚜렷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그러나 크리스의 소송 제기와 비슷하게 한국에서 데뷔한 뒤 중국을 포함한 중화권 지역에서 인기를 얻은 멤버들이 중국 내 매니지먼트사와 접촉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은 그동안 계속 제기돼 왔다. 중국 연예계 종사자들이 한국에서 인기를 얻은 중국 멤버들의탈퇴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중화권에서는 K-POP 그룹들을 중심으로 다시 한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엑소는 이러한 분위기를 선도하는 그룹 중 하나였다. 루한의 소 제기는 그룹의 활약으로 개인의 인지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중국 시장에서 개별 활동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갖게 한다. 개인 활동을 이어가며 그룹 활동보다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매력과 중국내 연예 종사자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이와 관련해 한 기획사 관계자는 "국내 가요계에서는 대형 기획사인 SM을 의식해 멤버들과 접촉하는 브로커는 없겠지만, 중국에서는 엑소 멤버들을 중국 기획사 쪽과 연결하는 브로커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엑소 중에서 중국인 멤버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엑소M의 중국인 멤버들의 향후 움직임에도 눈길이 쏠릴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묘하게도 엑소의 중국인 멤버 레이가 이날 자신의 웨이보에 "루한의 결정을 존중하고 모든 게 잘 되길 빈다"는 글을 남겼다. 루한의 소 제기 소식이 알려진 뒤 즉각 이를 지지하는 반응을 내놓은 것은 오해를 불러 일으킬 소지가 충분했다. 엑소의 중국인 멤버들이 탈퇴와 관련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SM에 따르면 루한은 소를 제기하기 전부터 중국에서의 개인 활동을 요구해왔다고 한다. 루한의 소 제기에 SM이 당황한 기색을 나타낸 것도 SM이 루한과의 활동에 대한 협의 중 급작스럽게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 또한 루한의 소송이 독자적인 판단이 아닌 제3자가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유다.
루한은 이번 소송을 통해 엑소에서 탈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엑소의 한 쪽 날개 격인 엑소M의 크리스와 루한이 연속 이탈하면서 '엑소' 자체도 중심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나머지 중국인 멤버들의 향후 움직임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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