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규-문태종-이종현-양동근 ⓒ 인천, 권혁재 기자
[엑스포츠뉴스=인천, 신원철 기자] 전원 로테이션,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대표팀에는 '베스트5'가 무의미했다. 덕분에 체력 부담 없이 결승전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있었다.
한국은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79-77로 승리했다. 4쿼터 중반까지 리드를 잡았으나 막판 턴오버가 나오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경기 종료 2분 전 5점 차로 끌려갔음에도 마지막 집중력을 살렸다. 양동근의 3점슛과 김종규의 바스켓 카운트 추가 득점, 문태종의 자유투 득점이 나오면서 역전극을 완성했다.
이날 먼저 코트를 밟은 선수들은 양동근과 조성민, 양희종, 오세근, 김종규였다. 이 가운데 10분을 전부 뛴 선수는 조성민이 유일했다. 대표팀 12명 중 9명이 1쿼터에 공을 만졌다. 반면 이란은 캄라니와 아파그, 바라미가 10분을 모두 소화했다. 하디디도 8분이 넘게 코트에 머물렀다.
2쿼터에는 1쿼터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김선형과 이종현도 출전했다. 김선형은 단 2분 3초를 뛰면서도 인상적인 장면을 보여줬다. 정면에서 페넌트레이션으로 득점을 올렸다. 하다디를 옆에 세워둔 상태에서도 과감하게 슛을 올려놨다. 이 득점으로 한국은 42-36 리드를 잡고 전반을 마칠 수 있었다.
하디디는 전반 20분 동안 단 6득점 3리바운드에 그쳤다. 한국은 김종규-오세근-김주성-이종현에 문태종까지 골밑 도움 수비에 가세했다. 파울을 받지 않을 정도의, 적절한 터프함은 효과를 배가시켰다. 개인 능력은 부족할지 모르지만 협력수비만큼은 뛰어났다. 출전 시간 배분이 잘 되면서 더 크고 힘센 하다디와의 승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꼭 막아야 할 곳은 하다디가 버틴 골밑 만이 아니었다. 이번 대회에서 이란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린 포워드 바라미(6경기 평균 20.0득점)는 무서웠다. 1쿼터에만 12점을 올렸고, 2쿼터를 전부 뛰지 않으면서도 9점을 쏟아부었다. 전반에만 21득점, 대회 평균치를 넘어섰다. 양희종과 박찬희의 밀착 방어가 없었다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었다.
바라미는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전반 점수 차이를 추격하느라 체력적 부담이 있었다"고 했다. 한국은 체력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었다. 바라미는 이날 양 팀 합계 최다인 35분 37초를 뛰었다. 하디디도 31분 53초를 소화했다.
한국도 조성민이 35분 10초, 양동근이 31분 28초를 뛰었지만 지난 경기에서 힘을 아꼈다. 12명 가운데 지난 6경기에서 평균 25분 이상 뛴 선수는 없었다.
출전 시간 배분을 위해 경기력을 포기하지도 않았다. 김종규(17득점)는 27분 20초를 뛰면서 하다디(14득점)보다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오세근(16분 49초)은 하다디와 같은 리바운드 6개를 잡았다. '만수' 유재학 감독의 수 하나가 맞아 떨어진 셈이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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