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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의 장르' 록, 트로트에도 봄은 오는가

기사입력 2014.09.17 01:09 / 기사수정 2014.09.17 07:45

한인구 기자
서태지가 컴백을 앞두고 다시 록이 사랑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서태지컴퍼니
서태지가 컴백을 앞두고 다시 록이 사랑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서태지컴퍼니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댄스곡이 연일 차트를 장악한 지도 오래됐다. 화려한 안무와 흥겨운 리듬의 댄스곡이 가요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장르의 혼합이 시도되며 음악적 울타리가 큰 의미 없는 시대가 됐지만, 록과 트로트는 어느새 '변방의 장르'로 밀려난 듯하다. 그러나 록과 트로트 가수들의 복귀가 이어지며 두 장르는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데뷔 20년을 훌쩍 넘긴 '무림 고수'들의 컴백이 이어졌다. 지난 3월 정규 11집 'FALL TO FLY 前(폴 투 플라이)'를 발매한 이승환은 록 사운드로 팬들과 만났다. 그는 이번 앨범에서 실험적인 곡들은 뒤로 미룬채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신경썼다. 기대만큼 앨범 성적이 뛰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평론가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소라는 4월 정규 8집 '8'을 선보였다. 고독하고 쓸쓸한 분위기는 전작과 비슷했지만, 이를 풀어내는 방법은 파격이었다.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 등으로 잔잔하게 표현될 것 같았던 이소라의 신곡들은 이와는 반대로 강한 드라이브가 걸린 전자 기타 사운드가 중심이 됐다.

신해철은 6월 'Reboot Myself Part 1(리부트 마이셀프 파트 원)'으로 오랜 만에 활동을 재개했다. 타이틀곡 '단 하나의 약속'은 한 가정의 가장이 된 신해철의 변화된 모습을 엿볼 수 있게 했다. 하지만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은 선공개곡 'A.D.D.A'였다. 이 곡은 모든 악기 파트를 아카펠라로 구현하는 등 참신한 시도가 이뤄졌다.

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농익은 가수들의 복귀 소식이 연달아 들렸지만, 음원·음반 순위를 비롯한 눈에 보이는 성적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뒤집은 것은 8월 솔로 1집을 발표한 장범준이었다. 봄이 되면 어김없이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벚꽃 엔딩'의 감성과 무척이나 닮은 그의 솔로 1집은 일주일간 음원차트 정상에 올랐다. "역시 장범준" 혹은 "자기 복제"라는 엇갈리는 평가 속에서도 록 장르의 숨통을 틔웠다. 또 전인권, 윤도현, 부활 등도 조용하지만 묵묵히 새 앨범을 발표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서태지는 오는 10월 컴백을 앞두고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 때부터 록 음악을 기반으로 한 그의 앨범은 솔로 활동을 통해 더욱 견고해졌다. 최근 새 앨범보다는 사생활에 더욱 눈길이 가고 있지만, 서태지의 음악적 능력은 아직 유효하다. 이 때문에 그의 복귀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록 장르에 다시 꽃을 피워줄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장윤정이 복귀를 앞두고 있어 트로트에도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DB
장윤정이 복귀를 앞두고 있어 트로트에도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DB


장년층에게 꾸준히 지지를 받고 있는 트로트도 다시 힘을 내고 있다. 올 상반기 방영된 Mnet '트로트엑스'는 최근 가요계에서 옆자리로 밀려난 트로트를 주제로 한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 이에 앞서 빅뱅의 대성, 크레용팝 등도 세미트로트로 부담 없이 대중의 마음을 공략한 바 있다.

주현미는 8월 데뷔 30주년 기념 앨범을 내놓았다. 그는 30주년을 맞아 트로트에 대중가요를 접목했다. 윤일상, 정엽, 장원규, 신형 등이 참여해 더 넓은 세대층을 겨냥한 것이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엄청난 앨범 판매고를 올려 '고속도로 여왕'이라 불리는 금잔디의 활약도 눈여겨 볼만 하다. 전통 트로트를 앞세워 전국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최근 코엔스타즈로 자리를 옮긴 장윤정의 복귀설도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출산으로 잠시 활동을 중단했던 장윤정은 새 소속사로 이동하며 복귀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장윤정의 전 소속사였던 인우프로덕션이 경영난으로 인해 폐업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트로트 시장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기우에 불과해 보인다. 한 트로트 기획사 관계자는 "인우프로덕션은 자체적인 문제로 문을 닫은 것으로 알고 있다. 트로트 시장이 위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장윤정이 발랄하고 대중적인 코드에 더욱 성숙한 실력으로 돌아올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트로트가 장년층 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 속에서 노래되는 장르가 되는 것도 시간 문제일 듯하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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