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양상문 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강력한 불펜으로 대표되는 LG표 마운드, 그 배경에는 양상문식 관리가 있다.
LG는 30일 롯데전에서도 불펜의 힘으로 1승을 더했다. 3-2로 앞선 6회부터 나머지 4이닝을 불펜 투수들이 책임졌다. 31일 현재 LG는 팀 평균자책점 4.62로 NC(4.33)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불펜 평균자책점만 보면 4.12로 단연 1위다. 에버렛 티포드의 이탈 등 선발 로테이션에 공백이 생기면서 불펜에 부담이 생길 법한데도 안정적이다.
LG 양상문 감독은 30일 롯데전을 앞두고 '불펜 관리'에 대한 지론을 밝혔다. 3일 연투까지는 가능하지만 투구수를 봐야 하고, 그전에 불펜에서 몸을 푼 횟수도 파악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양 감독은 "불펜에서 던진 공 개수는 물론이고 몸을 푼 횟수도 센다"며 "불펜 투수들은 경우에 따라 몸을 풀다가 다시 대기하고, 또 풀다가 대기하는 일들이 생긴다. 우리는 3차례 이상 몸을 풀다가 멈출 땐 그날 실전에 투입하지 않는다. 불펜에서 몸을 풀 때 30개를 연달아 던지는 것보다 10개씩 3번 던지는 게 몸에 무리가 많이 간다"고 말했다.
3일 연투는 기본적으로 '허용 범위'다. 하지만 무턱대고 마운드에 올리지는 않는다. 그는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투구수다. 3일 연투를 시킬 때도 있다. 하지만 4일은 안 된다. 3일도 하루에 (평균)20개를 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40경기 이상 등판한 LG 불펜 투수 가운데 3일 연투가 가장 잦은 선수는 이동현인데, 4차례 3일째 등판에서 2⅔이닝만 소화했다. 3일까지 연속 등판이 이어지면 투구 이닝부터 짧게 끊어줬다. 3차례 3일 연투가 있었던 윤지웅은 '원 포인트' 역할도 하는 만큼 투구수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다.
양 감독은 초년 코치 시절 선배 감독으로부터 깨달음을 얻었다. 그는 "95년인가 96년인가, 롯데에서 코치를 맡고 있을 때였는데 당시 마무리투수가 박동희였다. 어느 날 동희가 2경기 연속 세이브를 올리면서 많은 공을 던진 적이 있다. 다음 날에도 불펜에서 대기하게 했는데, 김용희 감독이 '집에 보내라'라고 하시더라. '보이면 쓰게 된다'는 이유였다"며 과거 일화를 소개했다. 이 경험이 지금 양 감독의 지론에도 영향을 미친 셈이다.
그는 또한 "내가 신인 때는 매일 공을 던졌다. 그러다 보니 시즌 막판에는 힘이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며 "초반에 많이 던지면 나중에 힘들다. 3일 연투도 그렇다. 나중에 자주 나가야 할 일이 생길 수 있으니 시즌 초반에는 자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역시 잘 나가는 팀에는 이유가 있다.
* LG 주요 불펜 투수 연투 성적(40경기 이상, 아이스탯 참조)
(이름, 2일연투 / 3일연투 횟수, 평균자책점)
이동현 12 (3.55) /
4 (0.00)
유원상 11 (3.55) /
2 (0.00)
봉중근 8 (0.00) /
3 (10.80)
윤지웅 9 (6.75) /
3 (0.00)
신재웅 8 (0.00) /
1 (0.00)
정찬헌 9 (4.91) /
없음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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