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영이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만 9년. 10년 가까이 흘러가는 동안 단 한 번도 승수가 없는 골퍼의 인내심은 어땠을까.
KLPGA에서 일찌감치 목적을 이룬 이들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나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 진출한다.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올릴 경우 KLPGA 무대에서 롱런할 수 있지만 이런 경우는 흔치 않다. KLPGA는 출중한 실력을 갖춘 신예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20일 제주 오라컨트리클럽 동·서코스(파72·6천522야드)에서 막을 내린 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는 신구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LPGA에서 60주 동안 세계랭킹 1위를 지켰던 박인비(26, KB금융그룹)가 참가했다. 여기에 올 시즌 KLPGA 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대형신인 3인방 백규정(19) 김민선(19, 이상 CJ오쇼핑) 고진영(19, 넵스)이 도전장을 던졌다. 여기에 현재 KLPGA 상금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김효주(19, 롯데)가 시즌 3승을 노렸다.
이런 상황에서 'KLPGA 9년차'인 윤채영(27, 한화)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의 초대챔피언이 됐다. 2005년 8월에 KLPGA 무대에 입회한 그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우승 기회가 몇 차례 찾아왔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웃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데뷔 이후 상금 순위가 가장 낮았다. 그러나 윤채영은 끊임없이 도전했다. 올해 상반기에 열린 대회 중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3위에 올랐다. 그리고 이번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프로 데뷔 9년 만에 첫 승을 거뒀다.
윤채영이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우승을 확정지은 후 어머니와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첫 승을 거둔 소감에 대해 윤채영은 "상위권에 진입했지만 우승을 못했던 건 내가 부족했기 때문인 것 같다. 전지훈련 갔다 오면서 내내 플레이가 한층 성숙해졌다고 느껴서 올해는 스스로에 대해 기대를 하고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윤채영은 슬럼프에 빠졌다. 데뷔 후 상금순위가 가장 낮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 그는 "지난해에는 성적도 안 좋았지만 공도 잘 안쳐졌다. 투어 9년차 인데 이제는 내가 우승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독하게 했다"고 말했다.
현재 윤채영은 선배보다 후배들이 수두룩한 무대에서 뛰고 있다. 한화 골프단의 주장으로 후배들을 이끌고 있는 그는 "한화골프단 후배들 뿐만 아니라 아직 우승을 못한 후배들에게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하라고 하고 싶다"며 후배들을 격려했다.
이어 "나는 우승이라는 생각을 하며 9년동안 버텼다. 후배들도 긍정적으로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어린 친구들은 포기가 빠른 것 같다"고 덧붙었다.
윤채영은 빼어난 외모와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오랫동안 KLPGA 인기 골퍼로 군림했다. 긴 시간동안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팬들의 힘과 스폰서의 지원도 윤채영의 버팀목이 됐다.
9년 만에 첫 승의 목마름을 해결한 그는 "첫 우승을 시작으로 자신감도 생겼다. 올 시즌이 끝나기 전에 한 번 더 해보고 싶다. 특히 스폰서인 한화 대회에서 더 우승하고 싶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윤채영이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3라운드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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