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준결승전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의 경기에서 후반 종료 직전 아르옌 로벤의 슈팅을 하비에르 마스체라노가 태클로 막아내고 있다. ⓒ Gettyimages/멀티비츠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지루한 120분 경기에서 눈을 사로잡은 것은 '마지우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의 활약이었다.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 위치한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2014 브라질월드컵 준결승전을 치렀다. 유럽과 남미를 대표하는 공격적인 양팀이 만났지만 경기는 하품이 나올 만큼 지루했다.
너무 조심스러웠다.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에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수비적인 3백을 앞세워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막을 생각부터 했고 아르헨티나도 중원에 힘을 주고 공격은 리오넬 메시와 곤살로 이과인, 에세키엘 라베찌 불과 3명에게 맡겼다.
그러다보니 경기는 전후반 90분을 지나 연장 120분까지 템포가 느렸고 허리에서 지루한 싸움만 계속됐다. 볼이 상대 위험지역에서 머물기보다 하프라인에서 돌기 급급했다.
초점이 중원에 잡히면서 아르헨티나에서 마스체라노는 가장 바쁜 선수였다. 상대적으로 숫자가 많은 네덜란드의 중원을 상대로 마스체라노는 90분 동안 10km 넘게 뛰며 공을 따라다녔다.
하프라인부터 아르헨티나의 페널티박스까지 마스체라노의 발도장이 찍히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였다. 전반 공중볼을 다투다 머리를 부딪히며 충격을 받기도 했지만 마스체라노는 쉬지 않고 네덜란드의 공격수들을 따라다녔다.
가장 아찔한 순간 막아낸 것도 마스체라노의 몫이었다. 후반 종료 직전까지 0-0으로 이어지며 연장전으로 접어들 것 같은 경기에서 아르헨티나는 순간적으로 집중력을 잃었다.
네덜란드의 로벤은 이를 놓치지 않았고 순간적으로 상대 문전으로 침투했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이 만들어졌고 실점 위기라 여겨졌던 순간 마스체라노의 오른발이 쑥 나타나더니 로벤의 슈팅을 가로막았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침착하게 볼만 보고 들어간 마스체라노의 명품 태클이었다. 골이라 생각했던 로벤은 머리를 감싸며 아쉬움을 토로했고 아르헨티나는 위기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연장에서도 마스체라노는 로벤을 따라다니며 몸을 날리는 것을 서슴치 않았고 그때마다 로벤의 돌진을 막아내며 마지우개의 명성을 톡톡히 보여줬다. 승부차기 끝에 손에 쥔 결승행 티켓은 마스체라노의 헌신이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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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