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브라질 사우바도르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8강전 네덜란드와 코스타리카의 경기 도중 아르옌 로벤이 풀리지 않는 경기에 답답한 표정을 짓고 있다. ⓒ Gettyimages/멀티비츠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상대 골키퍼의 선방이 있었다곤 하나 네덜란드는 일찌감치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아르옌 로벤을 도와줄 한 명의 공격수만 더 있었다면 말이다.
네덜란드가 6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에 위치한 아레나 폰타노바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8강전에서 연장 혈투를 0-0으로 마친 뒤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하며 힘겹게 준결승에 진출했다.
불운과 고전이 겹쳤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던 네덜란드지만 수비적인 전술과 정신력을 내세운 코스타리카와 연장 혈투를 펼쳤다.
전반 몇 차례 기회를 놓친 것이 컸다. 네덜란드는 전반 중반부터 경기를 확실하게 주도하며 공격을 퍼부었다. 로빈 반 페르시와 웨슬리 스네이더, 멤피스 데파이까지 연이은 슈팅이 코스타리카의 골대로 향했다.
그때마다 마무리가 아쉬웠다. 간혹 골문 구석으로 향한 슈팅까지 케일러 나바스 골키퍼가 몸을 날려 차단했지만 이전에 반 페르시와 데파이의 경우는 마무리를 해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후반에는 그러한 공격 기회조차 없었다. 상대 5백의 조직적인 움직임에 최전방 반 페르시가 완벽하게 고립됐다.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들려는 움직임을 보일 때마다 오프사이드 트랩에 걸렸다.
반 페르시가 기회를 잡지 못하다보니 힘들어진 것은 오로지 로벤이었다. 후반 들어 데파이의 체력이 떨어지고 오버래핑을 과감하게 해줘야 할 디르크 카윗마저 정상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네덜란드는 로벤 혼자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위치를 가리지 않고 속도를 낸 로벤은 상대 수비 틈에 갖춰도 드리블로 따돌렸다. 여러명이 붙다보니 자연스레 피파울이 많아졌고 네덜란드는 로벤 돌파와 세트피스가 전부인 흐름을 계속 이어갔다.
로벤이 몸을 날려 만들어낸 세트피스 기회도 허비한 네덜란드였다. 후반 38분 웨슬리 스네이더의 프리킥이 골대를 때렸고 후반 막판에는 반 페르시가 득점 기회를 놓치면서 90분 안에 경기를 끝내지 못했다.
전반부터 많이 뛰면서 일찌감치 10km의 활동량을 넘긴 로벤은 연장전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철옹성 같은 상대 수비를 향해 달려들었지만 이를 도와줄 선수들이 없었다. 그나마 스네이더가 조력자로 나섰지만 골대에 막히는 불운이 겹쳐 좀처럼 끝을 내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까지 간 혈투에서 로벤은 끝까지 침착했다. 2번째 키커로 나선 로벤은 앞서 브라이언 루이스의 실축을 지켜본 뒤 차분하게 성공하며 마지막까지 제몫을 다했고 팀 크룰 골키퍼의 선방이 이어지며 준결승 티켓을 손에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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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