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축구인생 최대 위기에 놓였다. 마지막 벨기에전 해답은 알제리에서 찾아야 한다. ⓒ Gettyimages/멀티비츠
[엑스포츠뉴스=이구아수(브라질), 조용운 기자] 벼랑 끝에 몰렸다. 이미 자력으로 16강 진출은 물건너갔다. 무조건 벨기에를 이겨놓고 행운이 깃들길 바라야 한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 진출을 노렸던 홍명보호가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놓였다. 축구대표팀은 전날 알제리에 2-4로 완패하면서 조 최하위로 떨어졌다.
16강 진출의 경우의 수가 너무 희박하다. H조 최강이라는 벨기에를 큰 점수 차로 따돌린 후 러시아와 알제리의 경기 결과가 한국에 유리하게 나와야 한다. 항간에서는 확률이 5%라고 할 만큼 절망적이다.
그래도 대표팀으로선 실낱 같은 희망을 버릴 수 없다.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 회복훈련을 한 선수들은 하나 같이 아직 포기할 단계가 아님을 강조했다.
이제 코칭스태프도 선수들의 열망에 힘이 되어야 한다. 알제리전 패배는 분명 선수들보다 홍명보 감독의 패착이 컸다. 러시아전 무승부에 들떠 상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알제리의 변화무쌍함을 그저 하나의 전술로 막으려던 생각이 잘못됐다.
이번 대회 홍명보 감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전술의 경직성이다.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의 등번호를 바꿔 평가전에 내보내며 상대를 속이려했지만 정작 튀니지전부터 알제리전까지 선수 변화의 폭은 크지 않다.
미디어의 발달로 어디서든 경기를 확인할 수 있는 지금 등번호만 바꾼다고 효과가 있지 않다. 정말 상대를 속이기 위해서는 전술과 전략의 변화가 동반되어야 한다.
한국에 뼈아픈 패배를 안긴 알제리지만 홍명보 감독으로선 당장 바히드 할리호지치 감독의 생각을 본받아야 한다. 할리호지치 감독은 한국전을 앞두고 변화를 예고했다.
이유는 하나였다. "우리는 브라질이나 FC바르셀로나가 아니다"라는 것. 알제리 감독은 "브라질이나 바르셀로나는 상대가 무얼하든 상관하지 않고 자기 것을 하면 된다. 그러나 우리는 아니다"면서 변화를 예고했고 한국전에 5명을 교체했다.
반면 홍명보 감독은 "상대의 변화는 알고 있었지만 새로운 것을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러시아전처럼 우리가 잘 하는 것을 하려고 했다"고 알제리전에 대해 설명했다.
평가전부터 박주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고 수비 조직력에 문제가 있었지만 홍명보 감독은 러시아전 하나만 생각하고 자충수에 빠지고 말았다.
지금이라도 변해야 한다. 당장 플랜B를 만들라는 것이 아니다. 문제가 컸던 부분을 빠르게 수혈해야 한다. 그것이 자신이 그려놓은 완벽한 플랜A라 할지라도 말이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