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전북 현대 모터스의 경기에 수원 고차원이 후반 선제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수원 권태완 기자
[엑스포츠뉴스=수원, 조용운 기자] 수원 삼성의 서정원 감독은 선수 시절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날개였다. 전설적인 그가 같은 포지션에서 뛰고 있는 한 명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바로 고차원(수원)이다.
서정원 감독이 이끈 수원은 3일 홈구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1라운드에서 후반 5분 터진 고차원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승리는 따냈지만 경기 내내 고전했다. 전반 45분 동안 유효슈팅이 고작 1개에 그칠 만큼 수원은 전북을 맞아 이렇다할 공격을 하지 못했다.
답답한 흐름이 바뀐 계기는 고차원의 개인기였다. 고차원은 후반 5분 김두현의 로빙 스루에 맞춰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들었다. 다소 애매했지만 부심은 오프사이드 기를 들지 않았고 고차원은 윌킨슨을 따돌린 뒤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골이 터지자 서정원 감독은 승리를 예감한 듯 펄쩍 뛰며 기뻐했고 고차원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내밀었다. 골로 연결되기까지 고차원의 움직임과 마무리를 향한 합격의 행동이었다.
더불어 늘 강조하던 측면에서 나온 골에 대한 만족감이 엿보였다. 지난 시즌 선굵은 축구 색깔을 바꾸는 데 힘을 쓴 서정원 감독은 올 시즌 플레이 핵심을 측면으로 설정했다.
현대 축구처럼 압박이 강하고 수비진에 인원을 많이 두는 축구를 상대하기 위해선 측면 빌드업이 더욱 세밀해지고 단단해져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수원은 그러한 서정원 감독의 축구를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염기훈과 서정진, 배기종 때로는 최재수와 홍철까지 위치를 가리지 않고 기용할 자원이 많다.
그러나 좀처럼 서정진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걱정이었다. 이날도 서정원 감독은 서정진의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고차원을 선발로 내세웠다. 여기에 주중 FA컵 연장 혈투까지 겹쳐 떨어진 체력을 대비해 궁여지책으로 고차원을 출전시켰다.
그러나 고차원은 전반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였고 후반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하며 서정원 감독의 엄지손가락을 들게 만들었다.
고차원의 슈팅 한 방은 경기 분위기를 바꿨고 수세였던 수원이 리드해나가는 전환점이 됐다. 수원은 남은 시간 전북의 공세에 시달렸지만 고차원의 골을 잘 지켜내며 값진 승리를 따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