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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있는 무모한 도전' 박용근이 설명한 9회 2사 만루

기사입력 2014.04.30 18:17

신원철 기자
LG 내야수 박용근이 9회 2사 만루 풀카운트에서 홈스틸을 시도하며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 엑스포츠뉴스 DB
LG 내야수 박용근이 9회 2사 만루 풀카운트에서 홈스틸을 시도하며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창원, 신원철 기자] 이유 있는 '무모한 도전'이었다.

LG 박용근이 하루아침에 미국에서 주목하는 선수가 됐다. 29일 NC전에서 나온 홈스틸 시도 때문이다. 박용근은 이날 9회초 2사 만루 풀카운트 상황에서 홈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박용근의 시도와 상관없이, 경기는 타자 최경철의 우익수 뜬공으로 마무리됐다.

박용근의 질주는 미국 언론에 소개될 정도로 흔치 않은 장면이었다. 미국 'CBS 스포츠'는 "용감한 것일까? 아니면 무모한 것일까? 한국에서의 야구는 불가사의하다"라고 전했다. 제목에는 '미친 선수(Crazy Player)'라는 단어가 붙었다.

박용근은 3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NC전을 앞두고 전날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보크를 유도하고자 했고, 풀카운트에서는 볼넷이 나오기를 바라면서 뛰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동점이었으면 그대로 들어갔을 거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해할 수 없는 플레이라는 해석이 많았지만 그는 당당했다. '이유 있는 질주'인 만큼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었다. 오히려 해외 언론에 소개됐다는 말에 "한국에서 야구할 거니까 상관없다"며 웃었다. 또 "뛰어서 팀이 이겼어야 했는데 아쉽다"는 이야기를 반복하며 전날 패배를 곱씹었다. 

LG 조계현 감독 대행은 당시 상황에 대해 "김진성이 잘 던진 것"이라며 "(투수를 흔드는)과정은 좋았다. 그런데 김진성이 공을 스트라이크 존에 집어 넣었다"며 "선수들이 안주하지 않고 뭔가 만들어내려는 노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사실 박용근은 1군에서 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적'이다. 2012년 10월 경찰청 제대 이후 불의의 사고를 당해 큰 수술을 받았다. 이후 긴 회복기를 거쳐 올 시즌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박용근은 당시 사고에 대해 "우여곡절이라기보다는…그냥 인생이다.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을 이상하게 보지만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그냥 운이 없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친 박용근은 "'나이스 플레이'라고 해달라"는 농담을 던졌다. 선수들은 박용근을 "월드스타"라 부르며 장난쳤다. 시즌 초반 부진과 김기태 감독의 사퇴라는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졌지만 선수단은 그렇게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려 애쓰고 있었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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