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괴물이 무서워졌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 다저스)이 시즌 두번째 등판에서 한층 더 진화한 피칭을 선보였다.
류현진은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14 MLB 개막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맞대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3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의 득점 지원은 1점에 그쳤지만, 무실점으로 샌디에이고 타선을 막아내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출발은 불안했다. 지난 23일 애리조나와의 호주 개막전에서 발톱 부상을 입었던 류현진은 여파가 남은 탓인지 초반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1회 1사 만루에서 투수 앞 병살타로 간신히 위기를 모면했고, 2회에도 연속 안타로 무사 주자 1,2루 위기를 맞으며 위태롭게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경기 운영 능력을 앞세워 실점 없이 1, 2회를 마쳤고, 3회부터 위력이 살아났다. 감을 찾은 류현진은 3회 첫 삼자범퇴를 기록한 후 4, 5, 6회까지 15타자 연속 범타로 한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으며 '짠물 피칭'을 이어갔다.
마지막 이닝이었던 7회에는 1사 후 토미 메디카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지만 윌 베너블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며 공 6개로 이닝을 마쳤다. 그야말로 고효율 피칭이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루키 시즌'이었던 지난해 같은 시기 데뷔전인 샌프란시스코전에서 6⅓이닝 3실점(1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무엇보다 삼진(5개)에 비해 피안타(10개)가 지나치게 많았다. 더욱이 타선의 도움도 받지 못하면서 고독한 출발을 했다. 이어 피츠버그전에서는 첫 승을 거뒀지만 류현진이 자랑하는 날카로운 제구는 보여주지 못했었다.
올 시즌 류현진은 또 다르다. 위기 관리 능력이 한층 더 성숙해져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승부하는 방법을 완벽히 터득했다. 위력적인 구위 역시 여전하다. 일각에서는 '2년차 징크스'를 이야기하며 류현진의 부진을 미리 걱정하기도 했지만, 시즌 초반 그의 모습을 지켜보면 그 모든 걱정이 기우에 불과했던 것 같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펫코파크에서 역투하는 류현진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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