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22:35
연예

['세결여' 종영①] 자신이 바로 서야 행복한 결혼이다

기사입력 2014.03.31 00:26 / 기사수정 2014.03.31 08:32

김영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영진 기자] 스타작가 김수현의 '세번 결혼하는 여자'가 시청자들의 바람을 외면하면서 막을 내렸다.

30일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세결여' 마지막 회에서는 오은수(이지아 분)가 결국 첫번째 남편 정태원(송창의), 두 번째 남편 김준구(하석진)가 아닌 자기 자신과 결혼을 약속하며 자신의 삶을 당당히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오은수는 결국 김준구에게 아이를 보냈고, 아이의 성장과정도 모르는 채 슬기(김지영)와 알콩달콩 살아갔다. 다시 쇼호스트 일을 시작한 오은수는 성공적인 성과를 이뤄내며 승승장구 했다.

김준구만을 바라본 다미(장희진)는 갑작스럽게 의식불명으로 나흘간 병원에서 보냈고 깨어나서도 "내 마음은 너희들 것이 아니야"라며 김준구에 대한 마음이 여전했음을 알렸다. 그리고 방송 말미에는 김준구가 다미의 집을 찾아 다정히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인공들이 모두 행복해진다는 점에서 보면 '세결여'는 분명 '해피엔딩'이다. 하지만 뭔가 '기묘한 해피엔딩'이 아닌가. 많은 시청자들은 매우 당혹스러울 것이다. 그동안 시청하면서 손가락질을 하고 미워했던 인물들까지 모두 행복하게 살아가게 됐으니, 어찌 혼란스럽지 않겠는가.  

시청자들은 오은수의 임신 사실이 알려졌을 때, 오은수가 아이를 유산하고 다시 정태원을 만나 슬기와 행복하게 살아가는 '해피엔딩'을 바라왔다. 하지만 그런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오은수는 '홀로서기'를 통해 자신의 길을 걸어가게 된다. 또한 정태원의 새 아내인 채린(손여은)은 원하던 임신을 하고, 슬기와 잘 지내는 모습으로 그려짐으로써 그동안의 '나쁜 계모' 의 모습을 깨끗히 지웠다. 불륜을 저질렀던 김준구도 결국 불륜 상대였던 다미와 사이좋게 지내게 된다. 

이건 우리가 흔히 알아왔던 드라마의 '공식'과 확연히 다른 게 분명하다. '착한 여주인공'은 헤어진 딸과 다시 만나야하고, 불륜을 저지른 남녀는 그 '죗값'을 치러야하고, '못된 계모'는 그에 합당한 불행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것, 그것이 안방 극장의 '흥행공식'이 아니든가.

하지만 김수현은 그런 마무리야말로 '진부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는 사회적인 통념을 따라가지 않았다. 결혼과 이혼,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 등에 대해 이 사회가 오랫동안 지녀왔던 관습적인 생각들, 혹은 도덕적인 기준들에 대해서 김수현은 우리더러 '다르게 생각해보자'고 권유하는 듯 하다. 

물론 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이런 결말을 보려고 40회를 시청한게 아니다"라는 식으로 불만을 떠뜨렸다. '권선징악' 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항변이다. 또한 그동안 오은수라는 '비련의 여인'에 대해 감정이입을 해 온 시청자 입자에서는 오은수에 대한 가해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에게마저 '해피엔딩'을 선사한 김수현 작가에게 서운할 만하다. 하지만 '세결여'에서 김수현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은 결국 이런 게 아닐까. "자기 자신이 당당하게 홀로서지 않으면 행복한 결혼도, 행복한 가정도 없다". 그래서 작가는 오은수의 세 번째 결혼을 '자기 자신'과 시킨게 아닐까.

김영진 기자 muri@xportsnews.com

[사진 = 이지아, 손여은, 송창의, 엄지원, 조한선, 김지영, 하석진, 장희진 ⓒ SBS '세번 결혼하는 여자' 방송화면 캡처]


김영진 기자 muri@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