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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분석 ④] '타격의 팀' 넥센, 이제 '토종 10승'을 바라본다

기사입력 2014.03.28 08:00 / 기사수정 2014.03.27 15:12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과거의 히어로즈는 없다. 지난해 창단 후 첫 '가을야구'를 맛봤던 넥센 히어로즈는 이제 상대팀들이 두려워하는 탄탄한 팀이 되었다.

2013 시즌 넥센은 128경기 72승 2무 52패 승률 5할7푼1리로 정규시즌 3위를 기록했다. '2년 연속 리그 MVP' 박병호를 필두로 팀 홈런 1위(125개), 팀 타율 4위(0.272), 팀 출루율 2위(0.358)등 여러 부문에서 리그 상위권 성적을 기록하며 명실상부 '공포의 타선'으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여전히 목마르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늘 "방망이를 믿지말라"고 강조한다. 타선은 언제든 슬럼프가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 넥센 군단의 정중앙에 선 '지략가' 염경엽

넥센 전력의 핵심은 단언컨대 염경엽 감독이다. 젠틀한 미소와 세심한 분위기 속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하는 염경엽 감독은 마무리캠프에서 이미 새 시즌 구상을 모두 마쳤다. 따라서 넥센에게 스프링캠프란 염경엽 감독이 미리 그려놓은 스케치 위에 어떤 색깔을 입히느냐의 과정일 뿐이다.

꼼꼼한 기술 지도와 덧붙여 염경엽 감독이 무엇보다 강조하는 부분은 선수들의 심리적인 부분이다. 실제로 염경엽 감독은 코칭스태프에게 자비를 털어 번역한 책 <야구경기를 위한 심리기술 훈련>을 나눠주고 선수단 지도에 이용하고 있다. 

수장의 지론에 따라 넥센 선수단은 스프링캠프에서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타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이색적인 훈련의 연장선이다. 야수조와 투수조가 각각 한방에 둥그렇게 모여 앉아 자신의 타격 매커니즘, 슬럼프 극복 방법, 가장 자신있는 결정구, 타자를 상대하는 법 등을 돌아가며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다 보면 자기 자신만의 '룰'을 정립한다는 논리다.

이같은 코칭스태프의 노력만큼 선수단도 성실히 움직였다. 팀내 자신이 맡아야 할 역할과 위치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지하고 수용한다. 염경엽 감독이 선수 기용 제 1원칙으로 '팀에서 얼마나 많은 희생을 했는가'를 내세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토종 선발 10승,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토종 선발로서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10승 이상을 거둔 선수는 2009년 이현승(現 두산·13승 10패) 이후로 명맥이 끊겼다. 지난 시즌 강윤구가 6승을 거두며 '외국인 투수 듀오' 다음으로 많은 승수를 쌓았고, 2010년 김성현(7승 8패)과 금민철(6승 11패) 정도를 제외하면 10승 근처라도 갔던 토종 선발이 한명도 없다.

그러나 올 시즌은 넥센 마운드의 높이를 높일 수 있는 최적의 기회다. 일단 타력이 안정된 만큼 선발이 자승자박으로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어렵지 않게 승을 챙길 수 있다. 염경엽 감독 역시 "이번에는 '토종 10승'이 충분히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5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오재영, 문성현, 강윤구다. 먼저 오재영은 지난해 8월 22일 NC전에서 2672만에 감격적인 선발승을 따낸 후 7경기에서 4승을 거두며 넥센이 연패에 빠지며 흔들렸던 시기에 구심점 역할을 해줬다. 이번 시즌 출발도 좋다. 오재영은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에서 삼성을 상대로 6이닝 4피안타(1홈런) 1사사구 4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컨디션을 완전히 끌어올렸다. 앞선 두차례의 등판 부진도 한꺼번에 날릴만큼 안정적인 활약이었다.

문성현도 출발이 좋다. 시범경기에 3차례 등판한 문성현은 9이닝동안 3실점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지만, SK전에서 4이닝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는 등 구위 점검을 마쳤다. 한편 강윤구는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눈도장을 찍지는 못했지만, 금민철-김대우 등과의 5선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브랜든 나이트와 앤디 밴 헤켄이 여전히 건재한 가운데 중간 계투는 더욱 힘이 실렸다. '홀드왕' 한현희와 '세이브왕' 손승락이 버티고 있고, 2년차 기대주 조상우도 필승조에 합류하며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글 예정이다.



▲ 넥센만 오면 '빵빵' 터지는 방망이, 올해도 화수분 예약

지난해 11월 두산의 유망주였던 윤석민이 넥센의 유니폼을 입었다. 염경엽 감독은 "보기만 해도 좋다. 윤석민이 온 자체만으로도 만족한다"며 무한애정을 과시했다. 그리고 윤석민 또한 기대에 맞춰 잠재력을 조금씩 터트리고 있다. 그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31타수 9안타 2홈런 타율 2할9푼을 기록하며 타선의 화력에 더 큰 불을 붙였고, 안정된 수비로 내야 백업 고민도 속 시원히 해결했다.

강지광 역시 이번 시범경기 최고의 스타 중 한명이다. 강지광은 지난 2009년 투수로 LG에 입단했지만 부상과 부진이 겹쳐 단 한차례도 1군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이후 타자로 전향한 뒤에도 우여곡절이 많았고 지난해 넥센 유니폼을 입게 됐다. 1차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재능을 비춘 강지광은 시범경기까지 팀내 최다 홈런(3개)를 기록하며 '오래된 신인'으로서의 가치를 톡톡히 입증했다.

'캡틴' 이택근은 올 시즌 '2번 타자'라는 중책을 맡았다. 다소 낯선 포지션이지만 본인은 "홈런을 쳐야하는 4,5번 자리만 빼면 어느 타순이든 자신있다"고 기꺼이 타순 변경 제안을 수락했다. 이제 남은 것은 리드오프 서건창과의 호흡이다. 서건창이 출루한다는 전제하에 이택근의 컨택 능력이 뒷받침 된다면 공포의 타선이 한층 더 파괴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고의 변수는 새 외국인 타자 비니 로티노다. 타팀 외국인 타자들처럼 화려한 메이저 경력을 갖추진 않았지만, 거의 전 수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지난 시즌 일본리그에서 뛰며 아시아 야구에 대한 적응력을 길렀다. 만약 로티노마저 넥센에서 자신 커리어에 꽃을 피운다면, 넥센의 창단 첫 우승을 논하는 것이 더이상 무리는 아닐 것이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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