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홍명보호가 오랜만에 주전 수비라인을 제대로 점검했다. 변화의 기미도 보였고 그 중심에 김영권이 있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에 위치한 카라이스카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A매치 평가전에서 그리스를 2-0으로 눌렀다.
지난 1월 코스타리카전(1-0승)에 이은 두 번째 무실점 승리였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했다. 그리스전에 나선 포백라인은 목표했던 무실점엔 성공했지만 3번이나 골대에 운명을 구제받는 등 위험했던 장면들도 여러번 지나쳤다.
한 가지 소득은 변화였다. 특히 김영권의 활용이 더욱 과감해진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김진수-김영권-홍정호-이용으로 수비진을 꾸렸다. 지난 1월 전지훈련과는 중앙 수비 듀오가 바뀌었고 측면 풀백들은 미동 없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수비수들의 위치가 눈길을 끌었다. 수비라인 전체가 오른쪽으로 '기울임' 현상을 보였다. 공격시 이용이 앞으로 더욱 가담한 사이, 홍정호가 오른쪽으로 다소 치우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따라 김영권은 정중앙에 위치, 더욱 넓어진 주변 공간이 확보됐다.
이러한 방식으로 수비라인이 조율되면서 김영권은 전개패스를 전담하기 시작했다. 경기초반부터 주도권을 쥔 한국의 공격전개는 대부분 김영권의 발 끝에서 시작됐다. 중원사령관 기성용과 함께 김영권은 더욱 처진 후방 플레이메이커로 팀이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이는 김영권의 남다른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중국 리그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 등을 이끈 김영권은 전개 패스에 강점을 보였다. 광저우의 '닥공'의 시발점 역할을 해내며 마르셀로 리피 감독의 신임을 확실히 얻었다.
홍명보 감독도 김영권의 강점을 적극 활용하고자 했다. 더욱 많은 지역을 이동, 패스 전개에 가담케 하면서 후방에서의 볼 점유율을 더욱 높이는 실험을 이번 그리스전에서 시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후방 새로운 관제탑을 만든 한국은 그리스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뒀다. 불안했던 수비진은 과제로 부각됐지만 김영권의 활약은 하나의 가능성을 보인 소득으로 남았다.
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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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영권 (C)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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