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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피겨 기대주 '한중일 삼국지' 시작됐다

기사입력 2014.01.28 07:54 / 기사수정 2014.01.28 10:3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다음달 개막하는 소치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싱글에는 첫 출전하는 선수들이 많다. 이들 중 상당수는 올림픽을 앞두고 열리는 최종 리허설인 4대륙선수권에 출전했다.

'아사다 2세'로 불린 무라카미 카나코(20, 일본)는 개인 최고 점수인 196.91점을 받으며 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일본의 신예 미야하라 사토코(16, 일본)는 186.53점으로 2위에 올랐다. 중국 피겨의 희망인 리지준(18)은 181.56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올해 4대륙선수권에서는 일본과 중국 선수들이 메달권에 진입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피겨 기대주인 김해진(17, 과천고, 166.84)은 6위 박소연(17, 신목고, 162.71)은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처음으로 국제대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김해진과 박소연은 10위권 안에 진입했다. 또한 공인 개인 최고 점수를 수립하는 성과도 올렸다.

한국 피겨는 '여제' 김연아(24)의 뒤를 이을 간판급 선수에 갈증을 느끼고 있다. 국내 선수층은 일본과 중국과 비교해 두텁지 못하다. 여러모로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재능이 있는 유망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본은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을 끝으로 아사다 마오(24)와 스즈키 아키코(29)가 은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라카미는 이들의 뒤를 이을 대표주자로 손꼽히고 있다. 여기에 이번 4대륙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미야하라도 차세대 기대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중국 피겨는 전통적으로 페어에서 강세를 보였다. 지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중국의 쉔 슈에-자오 홍보 조가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와 비교해 싱글 부분은 특출난 인재가 등장하지 않았다. 그러나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리지준이라는 떠오르는 별이 등장했다.



한중일 기대주, '풍부한 경험'에서 차이가 난다 


무라카미 카나코는 주니어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2009-2010시즌에서 무라카미는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과 주니어 세계선수권을 정복했다. 2010년 본격적으로 시니어 무대에 데뷔해 주니어 그랑프리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후 더 이상 주니어 그랑프리는 물론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2011-2012 시즌에는 4개의 국제대회에 출전했지만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무라카미는 지난해 3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4위에 오르면서 회생의 기미를 보였다. 그리고 올해 4대륙에서 개인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무라카미가 소치올림픽을 마치고 선수 생활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미야하라도 이번 4대륙선수권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기복이 심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미야하라는 올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해 두 번의 그랑프리 시리즈(러시아 로스텔레콤 컵, 일본 NHK트로피)에서 모두 5위에 머물렀다. 일본 피겨 여자싱글도 아사다의 뒤를 이을 '에이스급 선수'의 부재에 고민하고 있다.

중국의 리지준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7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리지준은 지난해 시니어 무대에 데뷔해 2012년 NHK트로피에서 4위를 차지했다. 이번 4대륙선수권에서는 3위에 오르며 시니어 국제대회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인터뷰와 개인 미니홈피를 통해 '김연아는 나의 우상'이라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무라카미 카나코와 리지준은 소치동계올림픽 여자싱글 출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이 메달권에 진입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소치올림픽이 막을 내린 뒤 일본과 중국을 대표할 여자싱글 선수가 될 확률은 높다.



본격적인 시니어 무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김해진-박소연


김해진과 박소연은 중국과 일본의 기대주들보다 늦게 시니어 무대에 데뷔했다. 카나코와 리지준보다 나이도 어리고 국제대회 경험이 적다.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경험이 필요하다. 얼굴을 자주 내밀면서 심판들에 자신의 기량과 존재감을 어필해야 한다. 리지준은 지난해 5개의 대회에 출전하면서 시니어 무대에 적응했다. 무라카미와 미야하라는 주니어 시절부터 많은 국제대회에 출전해 눈도장을 찍었다. 특히 무라카미는 15세 때부터 시니어 무대에 명함을 내밀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무려 17번의 시니어 대회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러한 점을 볼 때 김해진과 박소연은 아직 도전하는 입장으로 볼 수 있다. 비록 두 선수는 국제대회 경험은 적지만 기술의 정확성은 뛰어나다. 무라카미와 리지준은 트리플 러츠가 롱에지(잘못된 점프 에지로 시도하는 점프) 판정을 종종 받는다. 이런 약점은 이번 4대륙선수권에서도 나타났다.

이와 비교해 김해진과 박소연은 점프 대부분이 깨끗했다. 김해진은 프리스케이팅 트리플 러츠가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나머지 요소의 기술에서는 롱에지와 언더로테가 없었다. 박소연은 점프 실수가 잦았지만 성공한 기술은 모두 인정을 받았다.

박소연은 "시니어와 주니어는 스케일이 달랐다. 다들 경험이 많아서 자신감 있게 경기를 했다"고 밝혔다. 갓 시니어 대회 신고식을 치른 김해진과 박소연은 도전하는 입장이다.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보완할 점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들이 4년 뒤에 열릴 평창동계올림픽을 겨냥하려면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이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2014 소치동계올림픽은 더할 수 없는 '학습의 장'이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리지준 무라카미 카나코 ⓒ Gettyimages/멀티비츠 박소연 김해진 ⓒ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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