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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 '최대 적수' 아사다 아닌 '밴쿠버 김연아'

기사입력 2014.01.07 07:19 / 기사수정 2014.01.07 21:1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2014 소치동계올림픽 최종리허설을 마쳤다. 압도적인 기량과 올림픽 챔피언으로서의 휼륭한 마인드 여기에 점점 좋아지는 몸상태까지 나무랄 데 없었다.

이 대회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인 해외언론은 역시 일본이다. 일본 취재진들도 김연아가 출전한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4(제68회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가 열린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를 찾았다.

종합선수권대회는 올 시즌 김연아가 출전한 두 번째 대회다. 첫 대회는 지난해 12월 초 크로아티아에서 열린 '골든스핀 오브 자그레브'다. 새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무대에서 김연아는 204.49점을 받았다.

그리고 한 달 후에 열린 이번 종합선수권에서는 227.86점을 받았다. 개인 최고점이자 세계 기록인 228.56에 0.7점 모자란 점수였다.

쇼트프로그램인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는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이 프로그램으로 김연아는 여자싱글 사상 최초로 80점을 돌파했다. 프리스케이팅 '아디오스 노니노'는 프로그램 후반부에 배치된 점프(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더블 악셀)에서 실수가 나왔다. 하지만 나머지 요소는 빈틈이 없었다.

김연아는 한 달 전에 열린 골든스핀 오브 자그레브 때보다 한층 발전했다. 특히 스텝과 스핀이 골든스핀 때와 비교해 발전했다는 점이 성과였다. 반면 아사다는 지난해 12월에 열린 전일본선수권대회서 3위에 그쳤다.

두 선수의 행보는 4년 전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열린 2009~2010시즌 때와 비슷하다. 김연아는 두 번의 그랑프리 대회(프랑스 에릭 봉파르, 스케이트 아메리카)와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정상에 등극했다. 아사다는 그랑프리 대회 부진으로 인해 파이널 진출에 실패했다. 결국 그는 2010년 1월 전북 전주에서 열린 4대륙선수권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 언론들은 김연아의 상승세에 '칭찬'과 '경계심'을 동시에 나타냈다. 일본의 스포츠 전문매체인 '스포츠 호치'와 '소포니치'는 "김연아는 끝까지 아사다의 앞을 가로막는 벽" "여왕이 아사다의 금메달을 막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정점이라고 생각했던 2010년, 4년 흘렀지만 여전히 '전진 중'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은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나면 자연스럽게 하향세로 접어든다. 카타리나 비트(독일, 1984, 1988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후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은 공통점이 있다. 올림픽 때 선보였던 경기력을 두 번 다시 재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김연아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끝난 4년 후에도 흔들림이 없다. 김연아는 2011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을 끝으로 휴식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 기간에도 김연아는 빙판을 떠나지 않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활동과 학교생활 그리고 CF 촬영과 행사 참여 등 바쁜 일정 속에서도 스케이트를 벗지 않았다.

당시 김연아는 아이스쇼 출전을 위한 체력도 필요했다. 이벤트 형식인 아이스쇼 준비는 실전 대회와 비교해 훈련이 편하다. 하지만 김연아는 언제나 스케이팅 감각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해 여름 현역 복귀를 선언한 뒤 훈련 강도를 높였다. 이러한 과정은 4년 전의 '최상의 기량'을 그대로 유지하게 만들었다. 일부 선수들은 자기 관리 실패로 인해 전성기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여자싱글 금메달리스트인 사라 휴즈(28, 미국)가 대표적이다. 올림픽 당시 16세 소녀였던 휴즈는 미셸 콴(34, 미국)과 이리나 슬루츠카야(34, 러시아)를 제치고 최고의 이변을 일으켰다. 하지만 차기 시즌에서 열린 전미선수권에서는 2위에 그쳤다. 은퇴 무대인 2003년 세계선수권에서는 6위에 머물렀다.

반면 김연아는 철저한 자기관리로 여전히 가장 높은 자리에 우뚝 서 있다. '골든스핀 오브 자그레브'를 마치고 돌아온 김연아는 더욱 훈련에 매진했다. 하루 7시간이 넘는 지상훈련과 빙상훈련 그리고 스트레칭 등을 철저히 수행했다.

이런 노력은 4년 전에 기록한 최고 점수에 0.7점 다가서는 결과로 이어졌다.



라이벌은 없다…진정한 적수는 '밴쿠버 김연아'


김연아는 이번 종합선수권의 경기력을 통해 자신이 '압도적인 기량을 가진 스케이터'라는 점을 증명시켰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비롯한 모든 점프는 물이 올랐다. 여기에 스스로 보완하겠다고 밝힌 스텝과 스핀도 빈틈이 없다.

김연아는 고난도의 기술에 그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가산점(GOE)을 받는다. 이번 대회에 쇼트프로그램에서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가 2.01점을 받았고 프리스케이팅의 트리플 플립과 직선스텝도 2점을 넘어섰다.

여기에 예술점수(PCS)에서 따라올 선수가 없다. 아사다는 지난해 12월 자국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 프리스케이팅에서 68.89점의 PCS를 받았다. 아사다는 올 시즌 트리플 악셀을 단 한 번도 완벽하게 인정받지 못했다. 몇몇 점프도 불안했지만 두 번의 그랑프리 대회와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PCS에서 높은 점수를 수확했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올 시즌 첫 국제대회인 골든스핀 오브 자그레브 프리스케이팅에서 71.52점의 PCS를 받았다. 아사다는 PCS 구성요소에서 평균 8.5점을 받는 경우가 많지만 김연아는 9점 이상을 받은 요소가 대부분이다.

이렇듯 기술적인 부분과 예술적인 부분에서 김연아는 다른 차원에 있다. 4년 전 김연아는 밴쿠버에서 올림픽 여자싱글 역사에 길이 남을 연기를 펼쳤다. 김연아 진정한 라이벌은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의 김연아'뿐이다.

한편 이번 대회를 마친 김연아는 하루 휴식을 취한 뒤 태릉실내아이스링크에서 본격적인 올림픽 준비에 들어간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김연아 ⓒ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권혁재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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