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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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가 사랑한 전설, 기성용으로 친정 울리다

기사입력 2013.12.19 11:27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운명의 장난일까. 첼시 레전드 출신 구스 포옛(선덜랜드) 감독이 친정팀을 울렸다. 그가 손에 쥐었던 무기는 바로 기성용이었다.

선덜랜드는 18일(한국시간) 영국 선덜랜드 스타디움오브라이트에서 열린 '2013-2014 캐피탈원컵' 8강전에서 피 말린 연장 승부 끝에 첼시를 꺾고 4강에 진출했다. 팀 역사상 15년만에 맛 본 리그컵 4강이었고 시즌 초반 감독을 교체하는 등 어수선했던 선덜랜드로선 반전에 가까운 결과였다.

주인공은 단연 기성용이었다. 후반 18분 크레이그 가드너 대신 교체 출전한 기성용은 연장 후반, 극적인 결승골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기성용 이외에도 이날 승리로 주목받을 이가 한 명 더 있었다. 바로 포옛 감독이었다.

첼시는 포옛 감독에겐 친정팀이다. 일부 첼시팬들은 지금까지도 포옛 감독의 활약상들을 잊지 못하고 있을 정도다. 우루과이 출신으로 본명은 구스타보 포옛 도밍게스. 첼시와의 첫 만남은 1997년에 이뤄졌다. 레알 사라고사에서 자유 이적으로 첼시 유니폼을 입은 포옛은 이적 첫 해, FA컵과 UEFA 위너스컵 우승을 이끌었다.

첼시의 심장으로 활약한 포옛은 145경기에서 45골을 터트리는 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극적인 득점장면들을 자주 연출해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첫 시즌에서 팀에 챔피언스리그행 티켓을 안겨다 준 리그 골을 비롯해 UEFA 위너스컵 결승전 골, FA컵 준결승전 두 골 등이 대표적인 대목이었다.

4시즌을 보낸 포옛은 2001년 토트넘으로 이적하면서 첼시와 작별했다. 이후에도 첼시와의 교감은 계속됐다. 친정팀의 행보를 주시하면서 독설과 충고도 서슴치 않았다. 브라이튼 감독을 역임하는 등 지도자로 활동하는 중에도 구단 공식 방송에 패널로 출연해 친정팀의 경기를 직접 분석, 해설까지 도맡는 애정도 보였다.



그래서였을까. 포옛 감독은 첼시를 상대로 맞춤전술을 활용했다. 초반보단 후반에 승부수를 띄우는 방향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그 중심엔 기성용이 있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변신한 기성용을 후반 교체 출전시키며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포옛 감독의 기성용 카드는 적중했다. 파비오 보리니, 조지 알티도어의 공세까지 더해지며 경기 막바지, 파상공세가 형성됐다. 이는 곧 동점골로 이어졌다. 경기종료 직전 선덜랜드는 보리니가 동점골을 넣더니 연장 후반 13분엔 기성용이 결승골을 터트려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패장 조제 무리뉴(첼시) 감독도 포옛의 뒤통수에 당했음을 시인했다. 유연한 대처가 미약했던 자신의 전술 운영에 아쉬움을 보였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수비적으로 하고 싶지 않았다. 문제가 생겼을 때 개선하는 방식을 다르게 접근했어야 했다"면서 "만약 내가 1-0 승리를 원했다면 충분히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축구에서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사진=거스 포옛 감독, 기성용 (C) 선덜랜드 홈페이지 캡쳐]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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