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홍명보호에 새로운 활력소가 등장했다. 2012년 아시아를 재패했던 호랑이 군단의 환상콤비가 대표팀 히든카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은 15일 스위스를 상대로 7년전 아픔을 설욕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A매치 평가전에서 스위스에 2-1 역전승했다. 희망 섞인 메시지들이 날아들었다. 실마리가 풀린 김신욱 활용법과 캡틴 이청용 효과 등 곳곳에서 기분 좋은 징조들이 터져 나왔다.
이 가운데 울산 콤비의 재결성 역시 빼놓을 수 없었다. 지난 2012년 울산 현대의 아시아 챔피언 등극에 앞장 섰던 김신욱-이근호 콤비가 1년여만에 대표팀에서 재회했다. 둘이 다시 만나기까지 1년이 걸렸다. 이근호가 지난 시즌을 끝으로 군에 입대하면서 울산 콤비는 잠시 이별을 받아 들여야 했다.
당시 울산 콤비는 아시아 최고 투톱을 자랑했다. 2012시즌 울산이 아시아 챔프에 오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 빅&스몰 조합은 울산표 철퇴의 흥행을 이끌면서 보는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가운데서 이근호는 아시아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면서 입대 전 맹활약의 정점을 찍었다.
재회가 이뤄진 건 소속팀이 아닌 대표팀에서였다. 이번 홍명보호 5기에 나란히 승선하면서 다시 손을 맞잡았다. 이번 스위스전에선 오랜만에 말을 맞췄다. 환상콤비답게 이별의 시간을 무색케 하는 호흡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콤비 재결성의 순간은 후반전에 찾아왔다. 0-1로 뒤진 상황에서 홍명보 감독은 이근호를 교체카드로 낙점했다. 그라운드에 나선 이근호는 김신욱의 바로 뒤에 위치해 지원사격에 돌입했다. 이후 김신욱도 살고 공격도 활기를 띄었다. 이근호와의 호흡이 잘 맞아 떨어지면서 김신욱의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졌다. 후반 12분엔 김신욱이 왼쪽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연결, 이근호가 결정적인 헤딩슈팅을 연출한 장면은 이들 콤비의 가치를 잘 나타낸 순간이었다.
후반들어 울산 콤비의 활약 속에 한국은 역전에 성공했다. 이근호의 헤딩슈팅이후 벌어진 코너킥에서 홍정호가 헤딩 동점골, 이어 이근호의 가까운 곳에서 올린 크로스를 이청용이 헤딩 역전골로 마무리해 2-1 승리를 거머쥐었다. 득점 이전 장면은 물론, 득점과정에서 올산 콤비는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홍명보 감독 역시 이근호+김신욱 효과에 만족감을 보였다. 특히 이근호에 대해선 후반전 조커에 제격이란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홍 감독은 "이근호의 장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오늘 같은 경우엔 침투하는 움직임이 좋은 이근호에겐 후반전이 더 낫다고 판단해 교체 투입했다"면서 교체 투입의 내막을 직접 설명했다.
또한 상대적으로 김신욱에겐 이근호와의 호흡이 더 나았다는 평가도 달았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선 김보경이 최전방에서 김신욱과 호흡을 맞췄지만 시너지 효과를 보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와 관련해 홍명보 감독은 "김보경 선수가 이번 경기에서 컨디션엔 별 문제가 없었지만 김신욱과의 호흡 문제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날 울산 콤비는 주전 경쟁의 또 하나의 변수가 될 가능성을 보였다. 앞으로 상황에 맞게 선수 기용을 결정하겠다는 홍명보호의 지침이 내려진 가운데 경우에 따라 울산 콤비도 좋은 선택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후반 조커로 이근호가 자리매김해 가는 상황에서 '후반=울산 콤비'라는 공식이 대표팀에 계속 자리하게 될 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사진=김신욱, 이근호 (C) 엑스포츠뉴스DB]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