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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FIFA독일월드컵의 주인공은 이탈리아

기사입력 2006.07.10 16:37 / 기사수정 2006.07.10 16:37

박범 기자


[엑스포츠 뉴스=박범 기자]

'2006년 아주리, 로베르토 바지오의 한을 풀었다'

10일 오전(한국시간),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독일월드컵 결승전이 열렸다. '빗장수비'의 대명사 이탈리아와 '아트사커'의 부활을 꿈꾸는 프랑스의 격돌. 이 두 팀의 FIFA 독일월드컵 결승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탈리아가 프랑스를 꺾고, 사상 4번째 월드컵을 품에 안았다.

'카테나치오' 특유의 수비력과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 출전국 중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팀이었다. 이를 증명하듯, 대회 내내 강력한 상대들을 제압하고 결국 결승전까지 올라섰고, 당초 '죽음의 조'라 불리는 E조에 톱시드 국가로서 예선부터 힘든 경기가 예상됐지만 공수의 빼어난 조직력과 한층 막강해진 수비력을 바탕으로 리피 감독의 용병술까지 더해져 무난히 16강-8강-4강까지 안착했다. 특히 개최국 독일과의 4강전은 이번 월드컵이 낳은 최고의 명경기 중 하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이탈리아의 강인함을 다시 한번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선수들의 분위기 또한,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반면 프랑스는 어렵게, 어렵게 결승의 문턱까지 온 팀. 한국과 같은 G조 예선에서 1승2무의 다소 초라한 성적으로 16강의 행운을 잡았고, 이후 점차 조직력을 맞춰가며 한 골 승부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프랑스 역시 16강 스페인, 8강 브라질을 차례대로 꺾으며 팀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결승에서 아쉽게 패하며 '캡틴' 지단의 은퇴를 쓸쓸하게 했다.

경기는 전체적으로 이탈리아의 주도 아래 프랑스의 반격과 역습이 이어지는 구조였다. 시작부터 이탈리아의 압박이 상당했지만 노련미에서 앞서는 프랑스 역시 만만치 않았다. 전반 5분경, 페널티 박스로 치고 들어가던 말루다에게 마테라치의 파울이 선언되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낸 프랑스는 지단의 절묘한 킥으로 부폰을 완벽하게 속이며 선취득점을 성공시켰다. 이후 다급해진 이탈리아의 맹공이 이어지면서 19분 만에 코너킥 찬스를 골로 연결했다. '컴퓨터 키커' 피를로의 발에서 떠난 공을 장신 수비수이자, 앞서 페널티킥을 내준 장본인 마테라치가 정확한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린 것.

이후 승부는 후반전에서 차츰 갈리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중원을 책임지는 비에라의 부상교체가 갑작스레 이루어지면서 이탈리아의 중원장악력이 힘을 발휘했고, 피를로의 플레이가 좀 더 자유로워지며 이탈리아가 많은 찬스를 만들어갔다. 그러나 프랑스의 오프사이드 트랩에 걸려들며 여러 차례 아쉬운 기회를 놓친 이탈리아와 수비와 역습을 반복하던 프랑스 모두 시간이 흐를수록 체력적인 부담이 컸다. 결국, 소강상태로 후반을 종료한 두 팀은 연장전에 돌입했고, 결정적인 승부처가 연장전 후반에 나왔다.

볼과 상관없는 지역에서 '중원의 지휘자' 지네딘 지단이 흥분을 참지 못하고 자신을 마크하던 이탈리아 수비수 마테라치의 가슴을 머리로 받아버리는 이례적인 행동을 한 것. 이를 호라시오 엘리손도 주심은 즉각 발견하지 못했지만 부심과의 합의를 통해 지단에게 레드카드를 꺼내들었고, 지단은 자신의 마지막 A매치 경기에 퇴장이라는 불명예를 얻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결국, 양팀의 승부는 승부차기까지 이어졌지만, 리베리, 앙리, 지단이 빠진 프랑스는 결국 두 번째 키커로 나선 트레제게의 실축으로 월드컵을 이탈리아에 건네주고 말았다.

역대 월드컵에서 유독 승부차기에 전패하며 약점을 보였던 이탈리아는 이날 경기에서만큼은 피를로, 마테라치, 데 로시, 델피에로, 그로소가 키커로 나서 모두 골로 성공시키며 이탈리아의 승부차기 징크스마저 털어버렸다. 특히나 이번 결승전에선, 평소 쉽게 흥분하기로 유명한 이탈리아 선수들이 침착한 플레이를 보여줬던 반면, 노련하고 정교한 플레이를 구사하던 프랑스의 주장 지단이 자신의 흥분을 참지 못하며 결국 레드카드를 받는 의아한 상황마저 연출했다. 이날 경기의 Man of the Match로 이탈리아의 안드레아 피를로가 선정되었고, 야신상의 주인공으로는 철벽방어를 보여준 부폰 골키퍼가 유력시되고 있다.

이로써 짧지만 긴 여정의 2006년 독일월드컵이 이탈리아의 승리로 막을 내렸고, 이탈리아는 지구촌 월드컵 축제의 피날레를 장식하며 월드컵 사상 4번째의 명예와 영광을 얻어 '카테나치오'의 부활을 알림과 동시에 유로 2008에서도 선전을 이어갈지 이목이 집중된다.




박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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