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우려와 달리 몸은 가벼웠다. 하지만 그 출전시간의 의미 역시 무게감은 없었다.
박주영이 오랜만에 아스날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섰다. 박주영은 3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3-2014 캐피탈 원컵 16강전'에서 첼시를 상대로 교체 출격했다.
후반 36분 잔디를 밟은 박주영은 13분간 활약하며 팀의 막판 공세에 힘을 보탰다.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끝내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아스날은 아스필리쿠에타와 후안 마타에게 전후반 골을 내줘 0-2로 완패했다.
이날 박주영은 604일만에 아스날 소속으로 경기에 나섰다. 지난 2012년 3월 AC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교체 출격한 이후 1년 7개월만의 일이다.
첼시전에 아르센 벵거 감독은 박주영을 벤치에 앉혔다. 컵 대회에 리저브 선수들을 대거 활용해 주축들에게 휴식을 주는 당초 방침을 그대로 이행한 결과였다. 교체 명단은 다소 헐거웠다. 바카리 사냐와 메수트 외질, 올리비에 지루를 제외하곤 모두 유망주 혹은 2군 멤버들이 전부였다.
다급했던 순간 벵거 감독은 마지막 교체카드로 박주영을 낙점했다. 0-2로 뒤지고 있자 벵거 감독은 지루까지 투입하면서 베스트 멤버진을 정상 가동하는 것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변화에도 효과가 미비하자 마지막으로 박주영을 투입해 최대한 공격 숫자를 늘리려 했다.
위기의 순간, 출격한 박주영의 몸놀림은 비교적 가벼웠다. 오랜 결장으로 컨디션에 난조를 보일 것이란 항간의 우려를 씻어냈다. 최전방의 지루를 받치는 쉐도우 스트라이커와 같이 활약한 박주영은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공격에 물꼬를 트기 위해 노력했다. 미드필더진과의 유기적인 연계 플레이는 그간의 훈련 행적을 고스란히 담은 듯했다.
하지만 공격포인트는 물론, 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종횡무진 누빈 13분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채 무게 없이 가벼운 시간으로 흘렀다. 박주영의 교체 활약 속에 아스날은 첼시에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리그 컵이 마무리된 가운데 이제 박주영의 눈은 FA컵 출격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박주영 (C)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