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험난한 한국시리즈 여정을 이어가고 있는 팀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 잡았다.
오승환은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팀이 3-2로 앞선 9회말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17구를 던지며 2탈삼진 무실점으로 한 점차의 승리를 지켜냈다.
오승환은 150km대의 빠른 공으로 선두타자 최준석을 6구째에 2루수 땅볼 처리한 데 이어 홍성흔과 양의지를 연이어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삼성의 뒷문을 단단히 잠갔다.
이날 세이브로 오승환은 한국시리즈에서 9번째 세이브, 포스트시즌 통산 11세이브째를 기록하며 종전 구대성(전 한화 이글스)과 함께 올라 있던 이 부문 공동 1위(10세이브)를 넘어 신기록을 달성했다.
오승환은 지난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1-1 동점이던 9회초 1사 1루에서 팀의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53구를 던지며 6타자 연속 탈삼진을 포함해 8탈삼진을 잡아내는 괴력투를 선보였다. 연장 13회초 오재일에게 허용했던 솔로 홈런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이 홈런으로 오승환은 패전투수가 됐다.
2차전에서 많은 공을 던진 오승환이었기에 주변에서는 그의 3차전 등판을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오승환은 누구보다 담담했다.
3차전이 끝난 후 공식 인터뷰를 가진 오승환은 몸 상태를 묻는 질문에 자신의 어깨를 한 번 만져보면서 "경기 전 연습할 때 감독님과 코치님이 상태를 물어봤는데, 당연히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연투가 아니고 하루를 쉬었기 때문에 괜찮다"고 얘기했다.
53구의 역투. 하지만 실투 하나에 패전 투수가 됐다. 최고 마무리 투수 자존심에 상처가 날 법도 한 상황이지만 여기서도 오승환은 "분한 건 없었다. 호투를 했어도 패전은 패전이다"라면서 '실투 하나가 경기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최근 자신을 둘러싼 해외 진출설에 대해서도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일 년 내내 고생해서 한국시리즈를 위해 노력했다. 지금은 한국시리즈만 생각하고 있고, 시즌이 끝나면 뭔가 속 시원한 답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담담한 오승환의 존재감은 마지막까지 빛났다. 오승환은 "서울에서 5차전까지 치르게 되는데 시즌 3연전 때 3경기는 물론 4경기까지도 나간 적이 있다. 다시 50개 이상 던질 수 있다"면서 전혀 부담을 갖고 있지 않다는 뜻을 다시 한 번 전했다.
삼성은 28일 시리즈의 흐름을 좌우할 운명의 4차전을 맞는다. 존재만으로도 팀에 무게감을 더하고 있는 오승환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시선이 그를 향하고 있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오승환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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