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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최대의 적 부상' 일찍 만난 김연아, 실보다는 득?

기사입력 2013.09.27 08:24 / 기사수정 2013.09.28 00:4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엄청난 속도로 빙판을 차고 올라간 뒤 남자 선수들을 방불케하는 점프 비거리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았다. 김연아(23)가 구사하는 트리플 점프들은 높이와 비거리는 유명하다. 허공을 유영하고 떨어지는 것 같은 그의 점프는 힘이 넘치고 아름답다. 하지만 넓은 비거리의 점프를 수행한 뒤 빙판에 착지하는 오른 발은 상당한 충격을 견뎌야 한다.

김연아는 주니어 시절부터 크고 작은 부상으로 고생했다. 특히 고관절과 발목 부상으로 인해 주니어 시절과 시니어 데뷔 첫 시즌에는 자신의 기량을 최상으로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부상을 철저하게 극복하면서 독보적인 스케이터로 군림했다. '부상이 없는 김연아'는 다른 스케이터들에겐 넘기 어려운 장벽처럼 보였다.

김연아의 2013~2014 시즌도 밝게 점쳐졌다. 지난 시즌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등극하며 여전히 전성기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훈련 과정도 좋았고 점프의 질과 스케이팅 기량이 여전하다는 소리도 들려왔다.

하지만 '최대의 적'인 부상은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 김연아에게 불쑥 찾아왔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6일 "김연아가 훈련 중 오른쪽 발등에 통증을 느껴 검사를 받은 결과 중족골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연맹은 "약 6주 정도의 치료 기간이 필요하며 부상이 완치되도 재발 방지를 위해 일정 기간 재활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을 받았다"고 덧붙었다.

오른 발 부상으로 인해 김연아는 올 시즌 출전할 예정이었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그랑프리 시리즈 스케이트 캐나다와 프랑스 에릭봉파르에 불참을 통보했다.

'최대의 적'은 너무나 일찍 찾아왔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올림픽을 피했다는 점은 다행으로 여겨지고 있다. 오른 발 부상이 김연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새프로그램 모의 고사는?


현역 여자 싱글 선수들 중 김연아의 기량은 다른 차원에 있다. 이러한 점은 상당수의 스케이터들이 인정했던 사실이다. 2011년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캐롤리나 코스트너(26, 이탈리아)는 "그녀(김연아)는 우리와는 다른 차원에 있다"라고 김연아의 독보적인 기량을 인정했다. 전미챔피언인 애슐리 와그너(22, 미국)도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싱글은 2위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 1위는 김연아가 확실할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상을 피하는 것이 김연아의 최고 과제가 됐다. 지난 6월에 열린 아이스쇼를 마친 김연아는 부상 관리에 대해 "올해도 모든 선수들이 신경 쓰는 부분이 부상 문제다. 훈련 중에 생기는 잔부상은 어쩔 수 없으니까 미리미리 잘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뒤 "이러한 경험(부상 예방)이 많기 때문에 잘 관리해야할 것 같다. 많이 힘들게 훈련을 하다보면 피할 수 없는 것이 부상이다. 부상에 대한 경험이 많은 만큼 철저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덧붙었다.

그러나 오른발 중족졸 미세 손상이 찾아오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큰 부상이 아닌 점이 다행이지만 새프로그램을 실전 무대에서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본지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그랑프리 대회 이 외에 다른 대회에 출전할 가능성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 우선은 부상에서 빨리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와 재활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 김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두 관문을 거쳤다.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최저기술점수를 확보하기 위해 NRW트로피에 출전했다. 또한 오랜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확보했다.

이 두 대회를 거치면서 쇼트프로그램인 '뱀파이어의 키스'와 '롱프로그램 '레 미제라블'을 시험 가동했다. 새프로그램 실전 감각을 확실하게 익힌 그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펼쳤다. 그랑프리 시리즈는 올 시즌 새프로그램인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와 '아디오스 노니노'를 몸에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부상으로 모의고사 기회를 놓친 점은 아쉽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끌어올려야한다는 점이다.

김연아는 부상을 극복한 경험이 많다. 시니어 데뷔 시즌에는 고전했지만 이후에는 부상 경험에서 얻은 노하우를 발휘해 철저하게 대비해왔다. 올댓스포츠는 "부상이 있지만 김연아는 훈련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 할 예정이다. 훈련의 강도를 낮추고 치료와 재활을 병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불사조 연대기' 계속 이어나간다


김연아가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물론 캐나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는 '노련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한 달 앞두고 발목 통증을 호소했지만 이를 이겨냈다.

또한 지난 2012~2013 시즌에는 1년8개월이라는 공백을 이겨내면서 자신의 전성기를 이어나갔다. 부상과 실전 대회 공백을 극복할 수 있는 노하우를 그는 이미 여러차례 증명시켰다.

새프로그램 완성도에 박차를 가했던 김연아는 부상을 이겨낼 '전략'을 발휘할 시간이 찾아왔다. 큰 부상이 아닌 점이 다행이지만 내년에 열리는 소치동계올림픽을 대비할 때 철저한 대비를 할 것으로 여겨진다.

김연아는 그동안 열악한 훈련 환경과 경쟁자들의 견재 그리고 커다란 기대감에서 오는 압박감을 모두 이겨냈다. 그의 마지막 시즌에도 '불사조 연대기'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김연아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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