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목동, 강산 기자] "선배님이 주신 방망이로 안타 쳤어요."
전날(30일) 데뷔 첫 안타를 신고한 한화 이글스 2년차 포수 엄태용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모든 게 '첫 경험'이었다. 이날 목동 넥센전서 데뷔 후 처음으로 1군 경기에 선발 출전해 첫 타석에서 첫 안타와 타점을 동시에 올렸다. 팀이 4-0으로 앞선 1회초 2사 2, 3루에서 넥센 좌완 강윤구의 5구를 완벽하게 잡아당겨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터트렸다. 초반 기선제압에 정점을 찍는 한 방이었다. 목동구장 1루측에 자리한 한화 관중은 어느 때보다 큰 목소리로 그를 연호하며 첫 안타를 축하했다.
수비에서도 군더더기가 없었다. 외국인투수 대나 이브랜드와 배터리를 이뤄 7⅓이닝 6피안타 3볼넷 3탈삼진 3실점 호투를 이끌어냈다. 적극적인 승부를 펼친 덕에 3회부터 7회까지 이브랜드의 투구수는 36개에 불과했다. 넥센 이택근의 3루 도루 저지에도 성공하는 등 강견을 과시했다. 그의 알토란같은 활약 속에 팀도 10-3으로 승리했다. 엄태용에겐 평생 잊지 못할 경기였다.
이날 엄태용은 천안북일고 선배 김태균이 선물한 방망이로 데뷔 첫 안타를 터트렸다. "정말 기분 좋았다"며 웃어 보인 엄태용은 "김태균 선배님이 고교 후배라고 많이 챙겨주신다. 선배님이 주신 방망이로 안타를 쳤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둘은 무려 11년 터울. 김태균은 2001년, 엄태용은 2012년 졸업 후 한화에 입단했다. 까마득한 후배에게 선물한 배트가 팀 승리를 도운 2타점 적시타를 만들어낸 것. 이날 김태균도 결승타와 시즌 6호 홈런 등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 기쁨을 더했다.
엄태용의 첫 안타 기념구는 강석천 수비코치가 받아 챙겼다. 그는 "1·2군 코치님들 모두 많이 알려주시고 격려해 주셨다"며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장비를 모두 챙긴 뒤에도 많은 이들의 축하 세례를 받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엄태용의 표정에서 기쁨과 앞으로의 결의를 모두 엿볼 수 있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엄태용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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