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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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폭발' 두산-LG 타격전, 화끈함 넘어 불타올랐다

기사입력 2013.07.26 23:02 / 기사수정 2013.07.27 01:42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잠실, 강산 기자] 15-12. 배구 5세트 스코어가 아닌 야구 스코어다. 타격 1·2위 팀의 맞대결 답게 화끈함을 넘어 불타올랐다. 

26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시즌 11차전. 팀 타율 1·2위 팀간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이날 전까지 두산(.285)과 LG(.284)의 팀 타율은 정확히 1리 차. 그만큼 막상막하 타격전이 예상됐다. 

예상대로였다. 시작부터 화끈한 타격전으로 전개됐다. 먼저 치고 나간 쪽은 LG였다. 1회초 선두타자 박용택이 두산 선발 안규영의 128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2사 후에는 정성훈과 이병규(9번)의 연속 안타로 만든 1, 3루 기회에서 이병규(7번)의 적시타로 2-0을 만들었다. 2회초에도 2안타 1볼넷을 묶어 2점을 추가한 LG는 3회초에도 이병규(7번)의 볼넷과 김용의의 안타, 손주인의 희생플라이로 5-0까지 달아났다. LG 선발 신정락의 최근 상승세에 미뤄봤을 때 초반부터 승부가 기운 듯했다.

그러나 타격 1위 두산의 반격은 매서웠다. 3회말 선두타자 이종욱과 정수빈, 오재원의 3연속 안타로 첫 득점에 성공했다. 곧이어 김현수의 사구로 만든 무사 만루 기회에서 홍성흔의 밀어내기 볼넷과 이원석의 적시타, 박세혁의 2루타를 묶어 5-5 동점을 이뤘다. 5점을 따라잡는 데 채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여기에 김재호의 좌익선상 2루타까지 더해 6-5, 전세를 뒤집어버린 두산이다. 3회에만 6안타 2사사구로 '빅 이닝'을 만들어냈다.

3회를 기점으로 양 팀 선발로 나선 안규영(두산)과 신정락(LG)모두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안규영은 2⅓이닝, 신정락은 2이닝을 소화하며 각각 5실점했다. 화끈한 타격전 속에 선발투수의 역할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두산의 기쁨은 잠시뿐이었다. LG는 4회초 1사 후 두산 마운드를 마구 두들겼다. 1사 1루에서 정성훈의 안타를 박종철 1루심이 아웃 판정하면서 그대로 흐름이 끊길 뻔했으나 잠시 후 판정이 번복됐다. LG로선 기회를 이어갈 수 있던 중요한 대목. 이병규(9번)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LG는 2사 1, 3루에서 터진 김용의의 적시타와 손주인의 3루타로 3점을 추가, 9-6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역전 후 재역전, 두산으로선 넉아웃 당할 위기였다.



하지만 경기 흐름은 LG가 그냥 이기도록 놓아 두지 않았다. 두산은 4회말 1사 후 오재원의 2루타와 김현수의 적시타로 추격을 시작했다. 아직은 2점 차 LG의 리드. 홍성흔의 홈런성 타구가 우익수 뜬공이 되면서 두산의 흐름이 끊기는 듯했다. 그러나 이원석이 볼넷 출루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2사 1, 2루에서 LG 유격수 오지환이 이원석의 땅볼 타구를 뒤로 흘렸다. 이 틈을 타 2루 주자 김현수가 홈을 밟았고, 이어진 대타 최준석의 적시타로 기어이 9-9 동점을 만들었다.

5회는 잠시 소강상태. 양 팀 모두 무득점으로 숨을 골랐다. 그리고 두산이 또 한 번의 '빅 이닝'을 만들어냈다. 6회말 선두타자 홍성흔의 2루타와 이원석의 안타로 1, 3루 기회를 잡았다. 곧이어 대타 양의지의 2루타로 균형이 깨졌다. 10-9. 끝이 아니었다. 두산은 김재호의 내야안타와 이종욱의 희생플라이, 정수빈의 적시타를 묶어 13-9까지 달아났다. 7회말 터진 이원석의 투런 홈런은 승리를 확정하는 축포나 다름없었다.

LG도 그냥 주저앉지는 않았다. 8회초 박용택의 투런 홈런과 정성훈의 내야안타로 12-15까지 추격했다. 계속된 1사 1, 2루. 홈런 한 방이면 동점이었다. 3루측 관중석에 자리한 LG 팬들은 어느 때보다 큰 목소리로 이병규의 이름을 연호했다. 하지만 결과는 슬펐다. 힘없는 2루수 땅볼로 4-3 병살. 한 번 벌어진 틈은 결국 메워지지 않았다. 15-12, 경기는 두산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날 양 팀이 얻어낸 안타는 총 37개, 사사구는 15개에 달했다. 멀티히트를 기록한 선수도 12명(두산 7명, LG 5명)이나 됐고, 삼자범퇴 이닝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가장 깔끔했던 9회초에도 주자 한 명이 나갔다. 

특히 이날 양 팀 선발 타자 가운데 안타를 기록하지 못한 이는 두산 손시헌과 LG 오지환, 윤요섭까지 3명에 불과했다. 출루에 실패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볼넷조차 골라내지 못한 손시헌도 실책으로 한 차례 출루에 성공했다. 그만큼 화끈했다.서울 라이벌전을 관람하기 위해 잠실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최고의 명승부를 선물했다. 팬들은 어느 때보다 큰 함성으로 경기장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역시 야구의 백미는 화끈한 타격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두산 베어스 선수들, LG 박용택과 김기태 감독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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