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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죽지 않아" 오지환이 말하는 '득점 1위' 의미

기사입력 2013.07.24 01:17 / 기사수정 2013.07.24 01:26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잠실, 강산 기자] "쉽게 죽지 않는다는 의미 아닐까요."

LG 트윈스 유격수 오지환은 올 시즌(24일 현재) 60득점으로 이 부문 리그 선두다. 리그에서 60득점 고지를 밟은 선수는 오지환이 유일하다. 특히 23일 잠실 KIA전서는 혼자 4득점을 올리며 이 부문 2위 박병호(넥센, 54점)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스스로도 낯설다. "벌써 60득점으로 1위다"는 취재진의 말에 "정말요?"라고 되물을 정도. 묵묵히 제 역할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따라온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올 시즌 LG의 팀 득점은 382점. 이 가운데 오지환의 지분이 15.7%다. 득점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팀 승리에 많이 기여했다는 얘기다. 지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6년간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의 소속팀은 무조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지난해에도 득점왕 이용규(KIA, 86점)에 1점 차로 아쉽게 밀린 최정의 소속팀 SK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바 있다. 오지환과 LG 모두에게 나쁘지 않은 징크스(?)다. 

오지환도 '득점 1위'라는 타이틀을 반가워하는 눈치였다. 그는 "작년 이맘때와 비교해 '쉽게 죽지 않는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0년(.332)과 지난해(.331)와 견줘 높아진 출루율(.361)도 한 몫 한다. 삼진도 23일에도 5타수 3안타 2타점 4득점 2도루로 종횡무진 활약한 오지환이다. 특히 도루 이후 어김없이 득점에 성공,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한 베이스 더 가는 오지환의 플레이는 LG의 시즌 최다 7연승의 밑거름이 됐다.

"팀은 연승 중이었지만 내가 처졌다고 생각해서 어떻게든 보탬이 되고 싶었다"는 오지환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오지환은 4월까지 22경기에서 타율 3할 7리 5홈런 12타점으로 쾌조의 타격감을 보였지만, 5월 이후 51경기에서 타율 2할 4푼 6리 3홈런 12타점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최근 5경기에서 타율 4할 1푼 2리(17타수 7안타) 2홈런 8타점으로 완전히 살아났다. 17타수에서 삼진은 2개뿐이다. 마음의 부담이 사라졌기 때문일까. 그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수비 부담도 사라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비 불안'이라는 꼬리표가 그를 따라다녔다. 100경기 이상 출전한 2010년(27개)과 지난해(25개) 모두 실책 1위라는 불명예를 떠안았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올해 4월까지 22경기에서 7개의 실책을 저질렀을 때만 해도 "그럼 그렇지"라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이후 51경기에서는 실책이 5개뿐이다. 여전히 리그 실책 공동 1위지만 안정감이 달라졌다. 그림 같은 호수비로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에도 자주 등장한다. 유지현 수비코치와 함께 피나는 훈련을 소화한 것도 효과를 봤다. 그는 "전반기 점수는 80점 미만"이라며 "초반에 실책이 많았다"는 것을 이유로 꼽았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한결 여유가 생겼다"며 "예전에는 어떤 상황이건 많이 떨었는데 지금은 떨지 않아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내가 방망이를 못 쳐도 수비만 잘하면 4강 갈 수 있을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오지환은 구단 수훈선수 인터뷰에서도 "시즌 시작 전에 약속했듯이 나로 인한 한숨이 아닌 함성이 나오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LG 팬들은 오지환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어마어마한 함성을 보냈다. 마지막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도 박수를 받았다. 역시 야구 잘하고 볼 일이다. "더 열심히 하겠다"며 활짝 웃는 '득점왕' 오지환의 모습은 어느 때보다 믿음직해 보였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오지환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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