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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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 이상의 감동…훈훈함 속 특별했던 '남북대결'

기사입력 2013.07.21 21:10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한국과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이 치열한 승부 이상의 감동을 보여 축구팬들의 마음을 적셨다. 긴장감 넘치는 그라운드 위, 양 팀 선수들은 서로의 몸과 마음을 챙겨주며 보는 이들을 훈훈하게 했다.

한국과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3 동아시안컵 1차전'을 가졌다. 결과는 북한의 2-1 역전승.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김수연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호은별에게 연이어 실점하며 결국 아쉬운 역전패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날 경기는 무엇보다 남북대결구도로 관심을 모았다. 최근 정치, 사회적으로 냉랭해졌던 남북관계 속에 화해의 작은 불씨를 보일 지가 주목됐다. 양 팀 모두 승리가 필요했던 승부 속에서도 남북 대표팀은 '한민족 모드'을 여러차례 연출했다.

경기장 안팎으로 훈풍이 돋을 즈음 그라운드 위에선 한국 대표팀 공격수 차연희가 솔선수범했다. 후반 초중반 패스를 향해 침투하는 과정에서 북한 수비수 김남희와 부딪혀 넘어졌다. 순간 등부위에 충격을 받은 김남희는 그라운드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 이에 차연희는 김남희에게 다가가 미안함을 표시하며 상태를 봐주기도 했다.

뒤이어 생긴 지소연이 경련으로 쓰러진 장면에선 북한 선수들이 나섰다. 경기내내 지소연을 수비하던 김남희는 직접 경련이 난 지소연의 다리를 잡고서 풀어주려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곧 한국팀 동료 선수가 다가오자 그때서야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경기가 끝난 이후에도 훈훈함은 계속 이어졌다. 이번엔 벤치쪽에서 장면이 벌어졌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윤덕여 한국 대표팀 감독과 김광민 북한 대표팀 감독이 서로의 손을 맞잡고 격려하며 짧게나마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비록 승자와 패자가 갈린 경기였지만 이날 동아시안컵 남북대결만큼은 훈훈한 마음만으로 충분했던 특별한 1차전 경기였다.



[사진=지소연과 김남희, 김광민 감독과 윤덕여 감독 (C) 서울월드컵경기장=김성진 기자]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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