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 '루키' 조지훈이 무너진 마운드의 새 동력이 될 것인가.
조지훈은 지난 20일 데뷔 후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스스로도 믿기지 않던 1군 진입, 그리고 등록 4일 만에 2경기에 나섰다. 성적은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38. 1군 데뷔전인 지난 21일에는 1이닝 동안 2안타를 내줬지만 실점은 막아냈다. 이틀 뒤인 23일에는 1⅔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1점을 내주긴 했지만 23일 경기는 조지훈의 자신감 배양에 큰 도움을 줬다. 팀이 0-5로 뒤진 6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첫 상대인 두산 오재일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손쉽게 잡아낸 뒤 홍성흔은 3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비록 0-5로 뒤진 상황이었지만 만루 위기를 막아냈다는 점은 분명 큰 수확이었다. 그는 스스로 만족한 듯 한 차례 박수를 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7회는 삼자범퇴. 선두타자 오재원을 삼진 처리한 뒤 허경민과 최재훈은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문제는 8회. 선두타자 김재호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것. 이후 등판한 윤근영이 승계주자를 홈에 들여보냈고, 이는 조지훈의 실점으로 기록됐다. 스스로 가장 아쉬워한 대목이기도 하다.
첫 등판 때도 "떨리지 않았다"던 그는 2번째 등판에서도 자신의 공만 믿고 던졌다. 무엇보다 배짱이 대단했다. 특히 23일 팀이 2-5로 추격한 7회말 오재원을 상대로 한가운데 141km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냈다. '칠 테면 쳐보라' 식의 배짱투가 돋보인 대목이었다. 그의 데뷔 첫 탈삼진이기도 했다. 낙차 큰 120km대 커브는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24일 현재 한화 투수진 가운데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투수는 송창식(3.86)이 유일하다. 나머지는 모두 4점대 이상이다. 팀 평균자책점은 5.84로 9개 구단 중 유일한 5점대다. 김성한 한화 수석코치는 23일 경기를 앞두고 "젊은 투수들이 분발해야 한다"며 "기대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 아쉽다. 긴장하는 모습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두둑한 배짱을 갖춘 조지훈의 등장은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물론 2경기만 놓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모두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 등판했기 때문이다. 만약 조지훈이 박빙 승부에서도 지금과 같은 투구를 선보일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조지훈은 "선발로 뛰는 게 목표지만 경기에 나가는 자체로 큰 도움이 된다"며 "보직에 상관없이 매 타자를 상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패기로 똘똘 뭉친 조지훈이 한화 마운드의 새 동력이 될 수 있을지 한번 지켜볼 일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조지훈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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