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베이루트(레바논), 조용운 기자] 하마터면 골대의 저주에 눈물 흘릴 뻔했다. 최강희호가 끝내 골대의 저주를 풀고 값진 승점 1점을 챙겼다. 살벌했던 이날 한국의 애를 태우게 만든 주인공은 다름 아닌 골대의 저주였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5일(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 위치한 카밀레 샤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에서 레바논과 1-1로 비겼다. 이번 결과로 한국은 승점 11점을 기록해 우즈베키스탄을 제치로 조 1위로 올라섰다. 승점에선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선두에 등극했다.
가슴 졸이게 했던 90분이었다. 전반 12분만에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한국은 경기내내 끌려갔다. 수비모드와 침대축구로 전환한 레바논을 맞아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해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여기 불난 집에 골대의 저주까세 가세해 부채질했다. 동점골과 역전골의 찬스에서마다 골대가 한국의 득점을 외면해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저주의 첫번째 주인공은 이청용이었다. 0-1로 뒤진 전반 23분 이청용은 페널티박스 왼쪽부근에서 회심의 슈팅을 날렸다. 이청용의 발을 떠난 공은 낮게 날아가더니 골문 왼쪽 골대를 때리고 골문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흘러나오고 말았다.
두번째는 곽태휘였다. 사건은 후반 27분경 벌어졌다. 김치우가 올린 프리킥을 공격에 가담했던 곽태휘가 헤딩슈팅으로 연결했다.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향하는 듯하다가 결국 이번엔 오른쪽 골대를 맞고 나왔다. 지독한 골대 불운에 한국 선수들은 아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세번째 주인공은 다름아닌 이동국이었다. 후반 35분 코너킥 상황에서 한국은 연이은 슈팅으로 동점골을 노렸다. 슈팅이 이어지던 혼전상황에서 이동국이 골문 앞에서 왼발슈팅을 연결했다. 더할 나위없는 절호의 찬스에서 결국 또 골대의 저주가 도래했다. 이동국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며 골을 바라던 최강희호의 애간장을 태웠다.
패배 위기가 몰려오던 그 순간 김치우가 해결사로 등장했다. 경기막판 골대의 저주를 푸는 동시에 귀중한 승점 1점을 배달하는 프리킥골로 최강희호를 구해냈다. 아크정면에서 얻어댄 프리킥을 김치우가 마무리지으며 한국은 극적인 1-1 무승부를 거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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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