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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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잡아드릴게요" 문선재 한마디에 봉중근 '파워업'

기사입력 2013.06.04 17:45 / 기사수정 2013.06.04 17:52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잠실, 강산 기자] "선배님, 자신 있게 던지세요. 잘 잡아드릴게요."

지난 2일 광주 LG-KIA전은 기적과도 같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승자는 LG 트윈스였다. 0-4로 뒤진 9회초 4득점하며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고, 연장 10회초 터진 문선재의 역전 결승타에 힘입어 5-4로 승리했다. 김기태 감독 부임 이후 최다인 5연승을 완성한 LG다.

LG가 원정팀이었기에 결승점을 뽑았다고 해서 끝이 아니었다. 10회말 수비에서 실점을 막아야 했다. 졸지에 포수 마스크를 쓴 내야수 문선재의 한 마디는 투수 봉중근에게 엄청난 힘이 됐다. 이날 LG는 선발 포수 윤요섭에 이어 최경철까지 경기에 나선 상황, 엔트리에 등록된 포수 2명을 모두 썼다. 결국 문선재가 포수 마스크를 쓰고 2이닝 동안 봉중근의 공을 받아야 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한 수'였다. 승리를 지키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봉중근은 4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2일 호흡을 맞춘 문선재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 그는 "직구와 체인지업, 커브도 섞어 던졌는데 (문)선재가 체인지업을 잘 잡아줬다"고 말했다. 변화구를 던지기가 쉽지 않았다. 차명석 LG 투수코치도 봉중근에게 "2이닝 동안 가운데로만 던지라"고 주문했다. 문선재가 블로킹에 어려움 겪을 수 있기 때문.

LG는 5-4로 앞선 10회말 2사 후 봉중근이 연속 볼넷을 내줬다. 그러자 문선재가 마운드에 올라갔다. 그리고 "선배님, 자신 있게 던지세요. 잘 잡아드릴게요"라고 말했단다. 역전 주자까지 나간 상황, 다소 흔들릴 수도 있었지만 봉중근은 윤완주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매조졌다. 봉중근은 "고맙죠. 선재가 다 했죠"라며 후배를 칭찬했다. 그리고 "문선재가 앉아 있는 모습이 김정민 코치와 비슷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1루수로 선발 출전했던 문선재는 연장 결승타 포함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팀 역전승에 공헌했고, 봉중근은 4-4로 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구원승을 챙겼다. 둘의 활약이 없었다면 '미라클'도 장담할 수 없었다. 봉중근은 "팔이 아프진 않았는데 오래간만에 2이닝을 던져서 그런지 힘들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문선재의 한 마디가 멋진 피날레를 이끌어낸 셈이다. 그래서인지 경기 전 봉중근과 문선재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LG 더그아웃에도 활기가 넘쳤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봉중근, 문선재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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