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대전, 강산 기자] "6사사구에 화가 납니다. 6안타 맞는 게 낫죠."
프로 입단 4년째를 맞는 한화 이글스 좌완 김경태는 2차례 선발 등판에서 혹독한 경험을 했다. 선발 데뷔전인 지난 19일 두산전서 1이닝 3실점으로 무너진 뒤 전날(25일) 2번째 선발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3⅔이닝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안타를 단 한 개도 맞지 않았지만 6사사구로 무너졌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노히트 패전투수'가 된 김경태다.
김경태는 26일 대전 삼성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2번째 선발 등판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그는 "볼넷 때문에 아쉽다. 한숨도 못 잤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안타 안 맞은 것보다 6사사구가 화난다. 차리라 6안타를 맞는 게 나았다"며 자책했다. 제구 불안을 떨쳐내지 못한 것에 큰 아쉬움을 나타낸 것. "1회에는 괜찮았는데 투구수가 많아지다 보니 생각만큼 제구가 잘 안되더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1회를 2탈삼진 포함 삼자범퇴로 가볍게 마무리했지만 2회부터는 매회 볼넷과 사구로 주자를 내보내며 어려움을 겪었다. 이미 한 차례 선발을 경험했던 것은 도움이 됐던 모양이다. 그는 "처음보다 긴장은 덜 됐다. 2번 모두 강한 상대를 만나니 마음 편하게 던졌다"고 말했다. 김경태는 지난달 19일 선발 데뷔전서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와 맞대결했고, 24일에는 다승 선두 배영수와 만났다. 한마디로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다 보니 편안하게 던질 수 있었다.
평소 구원으로 나서던 김경태로선 긴 이닝을 던지기 위해 페이스 조절이 필요했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0km로 평소보다 4~5km정도 떨어졌다. 그는 "중간에서는 한두 명의 타자를 상대로 전력투구했지만 선발에선 완급조절을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안타율만 내려갔을 것이다. 어제는 '내가 왜 이러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볼넷부터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도 발견했다. 1.7초대였던 퀵모션이 한층 개선됐다. 첫 선발 등판서 2개의 도루를 내주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24일에는 한층 나아진 모습이었다. 더블스틸로 실점하기는 했지만 삼성 김상수의 도루를 막아내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최근 퀵모션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발견한 하나의 소득이다.
지난 등판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첫 등판에서 1이닝 만에 교체된 그는 24일 경기에서 3⅔이닝을 소화했다. 그는 "다음 선발 등판 때는 6이닝을 던지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그의 미소 속에서 굳은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실패를 통해 조금씩 한화 마운드의 희망으로 거듭나고 있는 김경태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김경태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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