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4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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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리듬체조, 신수지가 씨 뿌리고 손연재가 밭 갈았다

기사입력 2013.05.20 08:0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 연세대)가 지난 19일(한국시간)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린 '2013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 벨스위스뱅크 민스크 대회' 종목별 결선에 출전해 후프와 곤봉 종목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리듬체조 사상 월드컵 대회에서 두 개 이상의 메달을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연재의 발걸음은 한국 리듬체조의 역사이기도 했다.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최초로 개인종합 동메달을 획득했고 2012년에는 러시아 펜자 월드컵 후프 종목에서 최초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리고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역대 최고 성적인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기세는 올해도 거침이 없다. 지난달 말에 열린 이탈리아 페사로 월드컵에서는 한국 리듬체조 사상 최초로 월드컵 대회 은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지난 19일 막을 내린 민스크 월드컵에서는 국내 최초로 월드컵 한 대회에서 '멀티 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올렸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상승세를 볼 때 손연재의 상승 기류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손연재 이전에 한국 리듬체조의 가능성을 알린 선수가 있다. 현재는 은퇴한 신수지(22)는 한국 리듬체조가 국제적인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최초로 증명한 선수였다.

손연재는 지난 2011년 프랑스 몽펠리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종합 11위에 오르며 자력으로 2012 런던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 앞선 올림픽인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는 신수지가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냈다.

신수지는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해 12위에 올랐다. 지난 2009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개인종합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국가대표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잦은 부상으로 인해 슬럼프에 빠진 그는 시간이 흐르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타고난 유연성에 '백 일루션'이란 자신만의 장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부상의 악몽을 끝내 털어내지 못했다.



리듬체조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대회는 1984년 LA올림픽이다. 이후 이 종목은 러시아와 동유럽 국가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다. 그러나 신수지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자력으로 출전권을 확보하면서 한국 리듬체조의 가능성은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러한 가능성은 후배인 손연재가 물려받았다. 올해만 월드컵 대회 종목별 결선에서 은메달 3개를 획득한 손연재는 '金사냥'에 나선다. 한국 리듬체조 35년 동안 지금까지 풀어지지 못한 숙원이 있다. 아직까지 한국 리듬체조는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손연재는 다음 달 초 우즈베키스탄 타슈겐트에서 열리는 '2013 리듬체조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올 시즌 성적을 놓고 봤을 때 손연재의 금메달 획득은 매우 유력하다. 척박한 땅에 신수지가 씨를 뿌렸고 손연재가 밭을 갈면서 하나 둘 씩 열매를 맺고 있다. 수확물 중 이제 금빛의 열매가 나올 수 있을까.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손연재, 신수지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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