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교희기자] 지난 10일 한국전력이 '거함' 현대캐피탈을 잡아내면서 정규리그 우승은 삼성화재 쪽으로 기운 것만은 사실이다. 막판 대역전극을 노리던 현대캐피탈(이하 현대)로써는 기운이 빠지는 경기 결과였지만, 삼성화재(이하 삼성)은 쾌재를 부를 만한 '올 시즌 최대 사건'이었다.
그런 두 팀이 11일 천안에서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올 시즌 양 팀 상대전적은 3승2패로 삼성이 앞선다. 최근 2경기에서 현대가 모두 승리를 따내면서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지만, 생각지도 못한 한국전력 패배로 한풀이 꺾이게 됐다.
하지만, 양 팀의 경기는 정규리그 우승을 떠나 경기 자체만으로도 V리그 최고의 경기다. 팬들의 기대 심리를 반영하듯, 당일 경기 표는 4일 전부터 동났다. ‘미리 보는 챔피언 결정전’이라고 불리는 이날 경기의 포인트를 잡아 봤다.
용병싸움- 위력은 레안드로, 안정은 숀 루니
지난 5번의 맞대결 기록을 들춰보면 공격면에서 레안드로가 숀 루니를 압도한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183점(공격성공률 50.14%)을 기록한 레안드로는 현대 코트에 맹폭격을 가했다. 반면 루니는 그에 비해 절반이 조금 넘는 95점에 그쳤다. 프로팀들 중 가장 수비력이 좋기로 정평이 나있는 삼성을 상대로 공격성공률도 43.64%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안정적인 플레이 면에서는 루니가 레안드로를 앞서고 있다. 181회 공격 시도 중 단7번만 공격 범실을 기록했을 정도로 실수에 인색한(?) 루니였다. 특히 C속공과 시간차 공격에서 재미를 보고 있는 그는 76번 시도 중 단 1번(성공률 57.89%) 만 아웃으로 판정됐다. 반대로 강력한 서브를 즐기는 레안드로는 범실이 너무 많았다. 현대를 상대로 서브 범실만 29개를 기록, 총 68개의 범실로 평균 13.6번의 실수를 저질렀다.
다크호스- 부상에서 돌아온 그들
삼성은 부상으로 코트를 떠나있던 선수들이 하나 둘씩 돌아와 이번 경기에서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센터 신선호와 김상우 그리고 ‘돌 도사’ 석진욱까지 팀에 합류하면서 ‘체력’ 문제가 일정 부분 해소될 전망이고, 노련미를 앞세운 플레이 하나로 경기 결과를 뒤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그들이다.
현대는 어깨 수술로 코트를 떠났던 ‘챔피언 결정전 사나이’ 장영기가 돌아왔다. 체력과 경기 감각은 아직 정상이 아니지만, 지난 시즌챔피언 결정전에서 맹활약했던 장영기의 복귀가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여기에 6라운드 복귀 가능성이 있는 오정록까지 ‘비장의 카드’로 나온다면, 삼성 못지 않은 수비진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서로가 서로를 잘 알고 있는 만큼 전술보다는 용병들과 새롭게 전력에 투입된 선수들의 영향으로 판가름날 가능성이 크다. 산술적으로 가능성이 있지만 희박해진 현대. 경기 결과보다는 PO를 대비한 전술이 나올 공산이 크다. 52세 동갑이자 ‘40년 친구’ 삼성의 신치용 감독과 현대의 김호철 감독의 '영원한 라이벌 전'은 새롭게 커튼이 젖혀지고 있다.
<사진출처: 한국배구연맹>
황교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