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이영표가 뛰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가 12월 들어 안정을 되찾은 전력을 앞세워 본격적인 오름세를 타고 있다.
지난 2시즌 연속 5위를 기록했던 토트넘은 올 시즌 개막 직전 프리미어리그 빅4에 진입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시즌 초반 성적은 예상 밖 결과였다. 올 시즌 12라운드까지 단 1승에 그쳐 18위의 강등권까지 추락해 사령탑이 교체되는 쓴맛을 본 것.
그러나 토트넘은 12월 리그 6경기에서 4승2패를 기록, 올 시즌 6승6무8패로 순위를 12위로 끌어 올렸다. 3일 버밍엄 시티전과 22일 아스날전에서 한골 차로 패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급격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음이 분명하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시즌 초반 부진에서 탈출한 골잡이 디미타르 베르바토프(25). 지난 시즌 49경기에서 23골 터뜨렸던 그는 로비 킨과 '빅&스몰' 형태의 공격 조합을 이루며 가공할 득점력을 선보이고 있다.
베르바토프는 최근 '물 오른' 득점포를 앞세워 팀의 오름세를 이끌고 있다. 지난 10일 맨체스터 시티전까지 리그 2골에 그쳤던 그는 최근 4경기에서 6골을 터뜨리며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 16일 포츠머스전 결승골을 시작으로 22일 아스날전 1골, 그리고 30일 레딩전에서 4골을 터뜨리며 시즌 초반 부진의 악몽에서 벗어났다.
특히 4골 넣은 레딩전은 베르바토프 경기력의 진수가 엿보였던 경기. 전반 7분 상대팀 문전 침투 과정에서 킨의 절묘한 스루패스를 받아 가볍게 선취골을 넣은데 이어 후반 18분 밀어넣기슛, 후반 28분 터닝슛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그리고 팀이 5-4로 앞선 후반 38분 유네스 카불의 롱패스를 받아 강력한 발리슛으로 레딩의 골 네트를 흔들며 자신의 네 번째 골을 성공시켜 팀의 6-4 승리를 완성지었다.
'근육질의 발레리나'로 불리는 베르바토프는 레딩전에서 자신이 부드러움과 힘, 스피드까지 지닌 만능 공격수임을 입증시켰다. 190cm의 큰 키를 바탕으로 한 제공권과 헤딩 능력에 강한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레딩전 4골 과정에서 볼 수 있듯 뛰어난 발재간과 부드러운 볼 터치를 갖추었다. 더구나 처진 공격수를 도맡을 정도로 상대팀 수비진을 과감히 흔드는 순간적인 움직임과 높은 집중력을 자랑하고 있다.
베르바토프 중심의 공격력 오름세 효과를 본 토트넘은 최근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시즌 중반에 접어들면서 베르바토프 중심의 공격 톱니바퀴가 조금씩 맞아들어가고 있어 공격 전개 방식과 골 장면에서 그가 화려하게 마무리짓는 장면이 늘어가는 요즘이다.
지난 11월까지 베르바토프를 지도했던 마틴 욜 전 토트넘 감독은 2006/07시즌 도중 "그는 적응 기간을 최소화하며 이미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올라섰다. 마치 요한 크루이프를 보는 듯 하다"며 그를 칭찬한 바 있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로비 킨의 무릎 부상 전력 이탈 속에서도 베르바토프의 맹활약을 앞세워 5위의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그리고 이러한 '베르바토프 활용법' 효과는 최근 다시 빛을 발하며 토트넘의 비상을 이끌었다. 시즌 초반 부진의 대반전을 위한 중심에 베르바토프가 서 있는 것이다.
[사진=디미타르 베르바토프 (C) 토트넘 홋스퍼 홈페이지]
이상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