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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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 아쉬움과 기대 동시에…'수목극 강자 될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13.04.25 10:59 / 기사수정 2013.04.25 11:17

임지연 기자


[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천명: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가 베일을 벗었다.

24일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천명: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이하 천명) 첫 회가 방송됐다.

어린 딸을 안은 아버지는 비를 맞으며 뛰고 또 뛰었다. 무리에게 쫓기다 이미 여러 발의 화살에 맞아 만신창이가 된 그는 결국 도저히 안 되겠는지 "내가 아버지 잡으면, 아버지 죽어?"라는 딸을 홀로 남겨둔 채 등에 꽂힌 화살을 뽑고 다시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못가 쫓는 이들과 다시 마주했고, 남자는 낭떠러지를 뒤에 두고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결국 남자는 낭떠러지에 몸을 던지며 강력한 오프닝을 열었다. 이 남자가 바로 ‘조선판 최고의 딸 바보’ 최원(이동욱)이다.

'천명'은 조선의 11대 왕 중종 말년(1544년)을 배경으로 도망자 신세가 된 내의원 의관이 불치병에 걸린 딸을 살리려 벌이는 사투를 그린다.

'인조실록'에는 인종이 부왕의 죽음을 너무 슬퍼한 나머지 병을 얻어 사망했다고 적고 있다. 그러나 야사들은 어김없이 계모 문정왕후가 독살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천명’은 바로 이 ‘인종독살설’이 핵심 소재로 사용되는 드라마다. 그 중심에 권력의 틈바구니에서 자신의 딸 밖에 모르는 최원의 이야기가 있다.

내의관 최원은 꾀병을 핑계로 땡땡이까지 치고 딸 최랑(김유빈)의 노채 치료에만 몰두한다. 그러던 중 중종(최일화)의 건강이 악화되자, 세자 이호(임슬옹)은 최원을 불로 중종의 치료를 명했지만 그는 “차침할 수 없다”며 거부한다.

실력이 없어서는 아니었다. 과거 절친한 사이었던 이호와 최원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악몽으로 되살아나는 과거의 기억 때문이었다. “어제 밤 꿈에 자네 조부를 보았네. 내가 무사히 왕위에 오르는 게 과거 내 담당 의관이었던 자네 조부의 바람이었던 걸 모르는 건 아니겠지. 내가 이리 무사히 버틸 수 있던 건 자네 조부가 내 곁을 지켜줬기 때문일세”라며 동궁전 의원이 되어주길 명하는 이호에게 최원은 “조부의 잘린 손목도 보셨습니까”라며 다신 찾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에서 최원이 딸의 건강에만 집중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첫회에서 드러난 최원의 부성애는 시청자들의 눈물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딸 아랑 역에 아역 김유빈은 성인 못지않게 능청스럽고도 자연스러운 또 서글픈 연기를 선보여 극의 주제와 분위기를 제대로 살려냈다.



드라마의 또 다른 축은 이호와 그를 무너뜨리려는 문정왕후(박지영)의 대립이다. 왕위계승을 둘러싸고 대윤파와 소윤파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그 때 문종왕후는 종종에게 "왕위를 이호가 물려받아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아들 이환을 왕위에 올리기 위해 소윤파와 대윤파가 추대하는 세자 이호를 축축할 계획을 세웠다. 방송 말미에서 문정왕후는 궐에 불을 냈다. 불길에서 마주한 이호에게 그는 "네가 죽어줘야겠구나"라며 싸늘하게 말하며 첫 회의 엔딩을 맞았다.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이어졌다. 문정왕후와 이호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이호의 지지세력인 최원 역시 음모에 휩싸이며 본격적인 '조선판 도망자'가 탄생할 것을 예고했다.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영상은 기대를 만족시켰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사극 연기에 도전한 이동욱과 임슬옹 그리고 단역 출연자들은 사극 보다는 현대극 톤에 가까운 연기를 보여준 것 때문이다. 이는 ‘사극’특유의 무거움을 가볍게 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몰입에 방해한다는 반응 역시 적지 않았다.

또 다소 부산스러운 분위기도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됐다. '천명' 시청자들은 "지금 어떤 상황인 것이냐", "긴장감 넘치는 전개는 좋은데 내용 전달이 확실하지 못해 아쉽다", "첫방이라 그런지 조금 정신없다. 뭐 앞으로 나아지겠지"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천명' 1회는 9.8%(닐슨코리아)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2위를 기록하며 무난한 출발을 열었다. 첫회에서 만족감과 아쉬움을 동시에 남긴 '천명'이 '절대 강자'가 없는 수목극 전쟁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단점의 보완 그리고 장점과의 조화를 보여야 한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천명' ⓒ KBS 방송화면]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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