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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열, 넥센 상승세의 숨겨진 '일등공신'

기사입력 2013.04.24 13:11 / 기사수정 2013.04.24 15:07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최근 5연승으로 승승장구중인 넥센 히어로즈의 중심에는 이성열이 있다.

올 시즌 팀의 지명타자로 활약 중인 이성열은 24일 현재 18경기에 나서 홈런 1위(6개), 장타율 3위(.625)에 올라있다.

시즌 시작부터 이성열의 기세는 무서웠다. 지난달 30일 KIA와의 개막전에서 마수걸이 홈런포를 신고하더니, 2일 목동 LG전에서 시즌 2호 3점 홈런을 기록한 데 이어 3일에도 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잠시 침묵도 있었다. 14일 목동 삼성전에서 5호 홈런이 나오기까지는 18타석 무안타로 잠깐의 마음고생도 겪었다.

16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팀이 0-4로 뒤지고 있던 4회 시즌 6호 솔로포를 터뜨리며 팀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 주 삼성과의 경기에서 내리 2연패를 당했던 넥센은 이날도 초반부터 롯데에게 4점을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성열의 홈런포에 이어 팀 타선이 살아나며 역전승을 거뒀고, 이후 5연승으로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분위기를 반전시켰던 이성열의 '한 방'이 없었다면 넥센의 지금 상승세도 없었을지 모르는 일이다.

이에 이성열은 팀이 잘 되는 게 우선이라고 답했다. 그는 "팀에서 안타가 나오지 않고 점수가 계속 0으로 가다 보면 마음이 불안해지는 경우가 있다"며 "그 때 홈런으로 일단 1점이 났기 때문에 '할 수 있다'는 의지가 생겼고, 뒤에 (강)정호가 홈런을 쳐서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성열은 지명타자로 꾸준히 출전기회를 얻고 있다. 이는 경기를 보는 눈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이성열은 "지명타자로 출전하면서 우리 팀 선수들과 상대 선수들도 많이 보는데, 잘 치는 선수들은 다 이유가 있더라"면서 자신이 느낀 점을 털어놓았다. 그는 "예전에는 잘 치는 선수들의 성적만 보고 감탄하곤 했었다. 지금은 좌타자들의 타격을 유심히 보면서 몰랐던 것을 배우고 장점들을 나한테 접목시키려고 하고 있다"면서 "최형우, 이승엽 선배를 보니 그들만의 특징이 있었다. 예전에는 경기를 하기만도 바빴는데, 지금은 이런 것을 볼 수 있어서 좋다"며 만족을 표하기도 했다.

팀의 상승세를 이어가야 하는 두산전에서 이성열의 활약은 더욱 기대되는 부분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시즌 6호 홈런 이후 4경기에서는 15타수 2안타에 머물러 있어 다시 침묵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이성열에게 변함없는 믿음을 보내고 있다. 염 감독은 "여전히 이성열이 삼진도 많이 당하고 있지만 변화돼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간을 잘 참아냈으면 좋겠다"며 격려를 전한 바 있다. 삼진을 많이 당하는 것도 적극적인 타격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이성열은 최근 외야 수비에도 종종 나서고 있다. 지난 17일 롯데전에는 194일 만에 우익수로 출전했다.

이에 그는 "수비에 대한 준비도 항상 해왔다"면서 "팀이 잘되고 있을 때 민폐가 되지 않으려 최대한 노력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출전 기회가 빨리 왔는데, 그날따라 공도 유난히 많이 왔다. 그래서 오히려 긴장도 빨리 풀렸고, 여유 있게 움직일 수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렇게 공수 양면에서 넥센에게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 잡고 있는 이성열은 성적을 얘기할 때 어떤 수치를 언급하는 것은 자신이 말할 부분이 아닌 것 같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일단 시합을 나가는 데 주력하는 게 우선이다"라면서 "'아프지만 말자'고 생각하고 있다.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것에 항상 감사하면서 매 경기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의지를 전했다.

지금이 자신에게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이성열 본인은 더 잘 알고 있었다. 담담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던 그에게서 '홈런 1위 타자'의 위용보다는 매순간 스스로를 가다듬는 차분함이 느껴졌다.

이성열이 계속해서 넥센 상승세의 중심에 설 수 있을지, 앞으로 그의 타석에 더욱 시선이 집중될 것 같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이성열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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