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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엽의 격투사담] 세미 슐츠, 누가 이 괴물을 막을까

기사입력 2007.12.10 19:19 / 기사수정 2007.12.10 19:19

남기엽 기자

[엑스포츠뉴스=남기엽 기자] 세미슐츠(네덜란드)가 K-1 월드그랑프리(WGP) 2007에서 결승에 올라온 피터 아츠(네덜란드)를 꺾고 우승했다.

일본 요코하마에서 펼쳐진 이번 K-1 WGP 2007은 당초부터 슐츠의 우승이 예상됐다. 과거 2년간극강의 전력을 보여주며 여유있게 우승을 했던 그였기에 이번에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것. 결국많은 사람이 예상한 이 진부한 줄거리 라인은 그대로 실현됐다.

그의 앞에선 '막강 브라질리언' 글라우베 페이토자도, '강철 스트레이트' 제롬 르 밴너도, '럼버잭' 피터 아츠도 설 자리가 없었다.슐츠는 8강전 첫 상대인 글라우베 페이토자에게 2라운드 중반 브라질리언 킥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는 듯했지만 다시금 여유있게 페이스를 찾아 가볍게 경기를 주도하며 판정승을 거뒀다.

이어 최홍만을 꺾고 올라온 밴너에게도 1라운드 초반 잠깐 밀리는 듯 보였지만 이내 강력한 콤비네이션 연타를 가격시키며 결국 타올 투척에 의한 TKO승리를 거뒀다. 결승에 올라온 아츠는 4강전에서 레미 본야스키와 격전을 치르고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올라온 탓인지 왼손 잽 한 방에 그대로 허무하게 무너져내렸다.

우승을 확정지은 슐츠는 포효했고 그의 팀동료들은 그의 우승을 축하했다. 가히 슐츠 천하였다. K-1측은 역대 이벤트가 시작한 이래 '초유의 고민'을 안게 됐다. '동일 강자가 3년 연속 우승하면 그 단체는 망한다'는 격투기의 속설을 접어두고서라도 슐츠는 챔피언인 것에 비해 너무 인기가 없기 때문.

오죽했으면 별로 잘못한 것도 없는데 팬들에게 야유까지 들을까. 이것은 그의 너무도 색깔 없는 성실하고 묵묵한 캐릭터와 팬들의 기호에 부합하지 못하는 경기스타일에 기인한다. 물론 슐츠 역시 많은 KO승을 엮어내는 파이터이긴 하지만 아츠의 하이킥이나 밴너의 강력한 스트레이트에 비해 슐츠의 니킥이나 왼손잽은 너무 '비인간적'인 것.

어쨌든 슐츠는 3연속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금자탑을 쌓음으로써 K-1의 레젼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제껏 3회 이상 우승한 이는 슐츠를 제외하면 은퇴한 어네스트 후스트(네덜란드)와 피터 아츠 뿐이다. 이마저도 3연속 우승한 선수는 슐츠밖에 없다. 이미 작년부터 K-1 역대 최강의 챔피언이라는 말을 들었던 슐츠는 이번 이벤트마저 여유있게 강자들을 제압하며 더욱더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하게 됐다.

2m 12cm의 신장에 걸맞지 않게 날렵한 움직임과 날카로운 전략, 거기다 가장 무서운 '피나는 노력'까지 합쳐진 슐츠. 그의 엄청난 행보를 누가 깰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아무도 쉽게 답을 내리지 못할 듯하다.



남기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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